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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오늘은 잡고 가야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느껴졌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가을야구를 방불케하는 총력전을 펼쳐 연패를 끊었다. 그런데 뜯어보면 무리한 운영도 아니었다.
조성환 대행은 6월 3일 지휘봉을 잡은 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했다.
야수 쪽에서는 커리어 무관하게 골고루 기회를 줬다. 경쟁을 유발해 생존자들을 주전으로 썼다. 불펜에서는 과부하 해소에 주력했다. 최원준을 중간으로 돌리고 박신지 박정수 비중을 늘려 이영하 박치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다.
하지만 어쨌든 프로는 이겨야 한다. 결국에는 결과가 나와야 원칙도 의미를 가진다. 두산은 최근 상위팀들과의 접전 승부에서 계속 한 끗 차이로 아쉬움을 삼켰다. 한화와 1승 1무 1패, LG와 1승 2패, KIA와 1승 1무 1패에서 당한 4패가 모두 1점차였다. 그래서 이날 SSG전은 일단 이기는 운영이 필요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3-4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가 출루하자 바로 보내기번트 사인을 냈다. 박계범이 작전에 성공했다. 1사 2루 9번 김민석 타석에선 대타 카드를 썼다. 프로 2년차 여동건을 과감하게 투입했다. 여동건은 적시타를 터뜨렸다. 4-4 동점. 이후 SSG의 실책이 겹치면서 여동건은 홈까지 들어왔다. 동점타에 역전 결승 득점의 주인공까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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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로 앞선 6회부터는 '1점 사수'에 들어갔다. 박치국이 6회를 문제 없이 막았다. 7회초에는 1사 1, 2루에서 이영하가 최정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더 지켜보지 않았다. 에레디아 타석에 박정수를 올려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초 선두타자가 실책으로 출루하자 박정수를 또 바로 바꿨다. 좌완 고효준을 원포인트로 올려 최지훈을 잡았다. 1사 1루에 박신지로 투수를 바꿨다. 박신지가 오태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다음 타자 채현우에게 볼넷을 주자 또 투수를 교체했다.
이번에는 마지막 카드였다. 8회 2사 후에 마무리 김택연을 꺼냈다. 김택연이 아웃카운트 4개를 지워 승리를 지켰다.
6회부터 박치국 1이닝, 이영하 ⅔이닝, 박정수 ⅓이닝, 고효준 ⅓이닝, 박신지 ⅓이닝, 김택연 1⅓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박치국 이영하 박정수 고효준 박신지가 전부 홀드를 기록했다. 박신지는 프로 첫 홀드다.
투구수 20개를 넘긴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연투한 투수도 없었다. 전원 3일 경기 등판이 가능하게 관리됐다.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은 절묘한 운영이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