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LG의 2023 우승 DNA를 깨웠을까[SC 포커스]

최종수정 2025-08-03 13:40

'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9회초 2사 1, 2루 역전 3점홈런을 날린 오지환.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0/

'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9회초 2사 1, 2루 역전 3점홈런을 날린 오지환.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3.11.10/

'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LG 오지환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6/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장소는 달랐지만 마치 그날을 보는 듯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2년전 짜릿했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소환했다.

LG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2023년 11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은 우승컵의 주인공을 알 수 있게 해준 경기였다.

치열한 공방전 속에 홈런으로 승부가 갈렸고 승리팀은 LG였다. 8회말 박병호의 투런포로 7-5로 KT가 앞섰지만 9회초 2사 1,2루서 오지환이 당시 KT 마무리였던 김재윤의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날려 8-7로 뒤집어 승리했었다. 2승1패로 앞선 LG는 이후 4,5차전을 연달아 승리하며 4승1패로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지환은 당시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고 구단이 MVP에게 주려고 보관해왔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2-2 동점이던 9회초 2사후 오지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엔 김재윤이 있었다. 마무리 이호성이 허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임시 마무리로 투입된 상황.

1,2구 볼을 골라낸 오지환은 3구째 높은 포크볼을 지켜봤지만 스트라이크가 돼 2B1S가 되자 4구째 148㎞의 바깥쪽 직구를 강하게 쳤고 이 공은 가운데로 날아가 담장을 넘겼다. 3-2로 앞서는 솔로포.


'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오지환이 삼진을 당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6.29/

'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LG 오지환이 솔로포를 터뜨리자 염경엽 감독이 반기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6/

'그날이 안떠오른 사람 없을 듯.' 9회초 2사후 결승 솔로포. 오지환이…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유격수 오지환이 타구를 한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03/
후반기 11승2패로 엄청난 기세를 보이며 1위 한화 바로 뒤까지 쫓아온 LG로선 '뭔가 된다'는 확신을 준 홈런이었다.


9회말 마무리 유영찬이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하며 이제 한화와의 격차는 0.5게임차.

올시즌 내내 부진했던 오지환이 터뜨린 결승포라서 더욱 의미가 컸다.

오지환은 4월까지는 타율 2할7푼6리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5월에 1할8푼6리로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6월엔 타율이 1할이 되지 않는 5푼(20타수 1안타)에 그쳤다. 20일간 2군에 다녀왔지만 타격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기를 타율 2할1푼8리 7홈런 28타점으로 끝낸 오지환은 후반기엔 타율 2할4푼4리 1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엄청나게 타격 반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안타를 쳐준다. 지난 7월 22일 광주 KIA전서는 4-7로 뒤진 9회초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박해민의 동점 스리런포에 득점을 했었다. 24일 KIA전에서도 0-0이던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8득점의 출발점이 됐다. 25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3-4로 뒤진 9회초 1사후 중전안타로 출루해 역전의 시작을 알렸다.

2일의 결승 홈런이 LG와 오지환에게 잠자고 있던 2023년 우승 DNA를 깨웠을까. 오지환이 남은 경기서 한화와의 우승 경쟁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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