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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슴이 철렁했다."
결론은 괜찮다였다. 그러나 중계화면으로 볼 때만 해도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LG 트윈스의 뒷문을 책임지는 마무리 유영찬이 있고 없고는 우승 가도에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8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막아낸 유영찬은 오지환의 솔로포로 3-2로 앞선 9회말에도 등판해 홍현빈과 이재현을 범타로 잡고 김도환과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초구 볼을 던진 뒤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로 올라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박동원이 홈으로 돌아가면서 1루측 벤치를 향해 팔꿈치를 가리키며 유영찬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렸다. 이를 지켜본 LG 염경엽 감독은 깜짝 놀라며 교체 사인을 내며 교체를 해야하냐고 물었다. 이 장면이 중계 화면에 모두 나왔다.
투수 코치와 트레이너가 나가서 확인하는가 했는데 경기가 속개되더니 유영찬은 멀쩡하게 공 4개를 더 던지고 김도환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내야수들이 승리 세리머니를 위해 마운드쪽으로 와서는 유영찬이 오자 모두 괜찮냐고 물어보는 모습도 보였다.
하루가 지난 3일. 유영찬은 어떤 상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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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이 팔꿈치를 가리키며 유영찬이 팔에 문제가 있다고 알렸을 때 염 감독은 유영찬에게 두 손을 돌리며 교체 사인을 보냈다고. 바꿔야 하냐고 물어본 것.
이때 방송 화면엔 박동원을 비쳤는데 유영찬이 괜찮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냈고 그래서 교체나 코치, 트레이너의 상태 확인 없이 경기가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염 감독은 "안좋으면 바꿔줄까 하고 있는데 팔을 좀 돌려보더니 괜찮다고 하더라"면서 "그리고 멀쩡하게 잘 던졌다. 팔이 이상하면 직구만 던져야 되는데 슬라이더도 잘 던지더라"고 말했다.
유영찬은 박동원이 내려간 뒤 공 4개를 더 던졌는데 모두 슬라이더만 던졌다. 팔에 이상이 없다는 증거.
"그땐 진짜 가슴이 철렁했다"는 염 감독은 "영찬이가 내가 갖고 있는 카드 중에 제일 센데 영찬이가 뻗으면…"이라고 상상하기도 싫은 가정을 잠시 하기도 했다.
지난해 고우석이 미국으로 떠나며 갑자기 마무리 투수가 된 유영찬은 26세이브를 올리며 성공적인 마무리 데뷔를 했었다. 시즌 후 프리미어12 대회까지 출전했지만 메디컬 체크에서 주두골 미세 골절이 발견돼 그동안 재활을 해왔던 유영찬은 6월 1일에 돌아와 이제 두 달 정도를 뛰었다. 21경기에서 2승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 중이다. 1,2일 연속 등판으로 3일 휴식한 유영찬은 5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홈경기에 등판 대기한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