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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위가 끝이 아니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많은 어려움 속에 3위를 지켜낸 성과를 자축하면서도 "이제 부상선수들이 돌아오고, 전력이 갖춰졌으니 더 위를 노려볼만하다. 흐름이 왔을 때 타야한다. 3위를 지키기보단 위로 올라가고자 한다"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주인공다운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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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에이스 감보아가 앞에서 이끌고, 박세웅-나균안-이민석 토종 3인방이 잘 버텨주면서 롯데는 기세를 되찾았다. 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스윕)-NC 다이노스-키움을 상대로 4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8년 전인 2017년이다. 당시 후반기 폭발적인 상승세로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했다.
그러다보니 롯데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한 선수는 전준우 정훈 김원중 등 투타를 책임지는 중견, 베테랑들 뿐이다. 박세웅이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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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너무 어린 나이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야구를 더 알고 한다고 생각한다. 정규시즌에서 1경기라도 더 이겨서 3위가 아닌 더 높은 자리에서 가을야구를 맞이하고 싶다."
아래 4위와의 승차는 5경기로 벌렸다. 반면 승차 없는 1,2위를 기록중인 한화 이글스-LG와는 4경기 차이다. 오히려 선두권이 더 가깝다.
롯데가 만약 정규시즌 2위를 달성한다면 이는 2011년 이후 14년 만의 경사가 된다. 2011년 당시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에 2승3패로 패하며 탈락했다. 롯데 팬들에겐 6-6 동점이던 1차전 9회말 1사 만루에서 손아섭(한화 이글스)의 병살타 후 역전패란 아픈 기억을 남긴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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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을야구였던 2017년, 8888577의 암흑기 직전인 2000년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21세기를 통틀어 첫 시리즈를 돌파한 건 준플레이오프를 뚫고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2012년이 유일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7차전 혈투 끝에 승리하고 롯데 역사상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1999년 시즌이 더욱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롯데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함께해온 팀이지만 아직 정규시즌 우승이 단 한번도 없었다. 만약 올해 정규시즌 1위까지 차지할 수 있다면, 창단 44년만의 새 역사다. 26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도 단숨에 확정지을 수 있다. 아직 롯데의 정규시즌은 40경기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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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