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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잡았어? STL 우익수를 향한 원망의 눈빛, 베츠 5G-20타수 무안타 수렁..."곧 타순 내릴 것" 로버츠

최종수정 2025-08-05 19:14

그걸 잡았어? STL 우익수를 향한 원망의 눈빛, 베츠 5G-20타수 무…
LA 다저스 무키 베츠가 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5회말 도중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그걸 잡았어? STL 우익수를 향한 원망의 눈빛, 베츠 5G-20타수 무…
무키 베츠가 8월 들어서도 슬럼프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무키 베츠는 올시즌 체면이 영 말이 아니다. 한 번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친 적이 없는 것 같다.

지난 5월 말 집에서 가구에 왼발을 부딪혀 발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5일간 결장한 적은 있지만, 심각한 부상에 신음하는 건 아니다. 워낙 컨디션이 좋지 않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간혹 휴식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후반기가 시작된 지 2주가 넘었음에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위타순으로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초고액 연봉 선수의 자존심을 건드리기는 쉽지 않다.

베츠는 5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2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직전 리드오프로 10경기를 나서 봤지만, 효과가 없어 전날부터 2번에 복귀했다. 하지만 4타수 무안타로 또 침묵했다. 팀도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달 29~30일 신시내티 레즈 원정서 이틀 연속 2안타를 치며 부활하는가 싶었지만, 타격감이 금세 식었다. 7월 31일 신시내티전부터 이날까지 5경기에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이 기간 20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해 타율이 0.243에서 0.231(403타수 93안타)로 곤두박질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양 리그 타자 157명 가운데 타율 135위다. 타율 꼴찌는 공교롭게도 베츠의 동료 마이클 콘포토로 그는 0.191을 마크 중이다. 유일한 1할대 타자.


그걸 잡았어? STL 우익수를 향한 원망의 눈빛, 베츠 5G-20타수 무…
LA 다저스 무키 베츠. AFP연합뉴스
OPS는 0.657로 142위니까 타율보다 더 낮은 순위다. 홈런 11개, 48타점, 63득점, 42볼넷을 마크 중인데, 몸값과 팀내 위치를 감안하면 대부분 기대치를 밑도는 수치다.

1회말 1사후 세인트루이스 선발 소니 그레이의 91.8마일 바깥쪽 직구를 힘차게 받아쳤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에는 그레이의 초구 91.8마일 바깥쪽 직구를 끌어당기다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중견수 쪽으로 빠질 수 있는 타구가 상대 유격수 메이신 윈의 재빠른 수비에 막혔다. 6회말에는 2사후 그레이의 바깥쪽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2-3으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우중간 안타로 출루해 무사 1루서 들어선 마지막 타석. 베츠에게 온갖 시선이 쏠렸다.


상대투수는 우완 조조 로메로. 베츠는 원볼에서 2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86.5마일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발사각 55도로 높이 솟구친 타구는 우측 파울 라인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라스 눗바가 전력질주해 파울라인 근처에서 앞으로 몸을 날리더니 글러브를 뻗어 타구를 건져 올렸다. 누가 봐도 안타가 될 타구였지만, 눗바의 믿기 어려운 호수비로 플라이 아웃이 된 것이다.

현지 중계진은 "그가 스타트를 끊은 걸 보면 잡기는 어려웠다. 타구는 뻗지 않고 곡선을 그리며 그대로 떨어졌는데, 그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잡아냈다. 어메이징 캐치! 눗바가 비현실적인 원아웃을 잡아냈다(unreal one out by Nootbar)"고 전했다.


그걸 잡았어? STL 우익수를 향한 원망의 눈빛, 베츠 5G-20타수 무…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라스 눗바가 9회말 무사 1루서 무키 베츠의 타구가 파울 라인에 떨어지기 직전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베츠와 다저스의 불운이었다. 만약 안타가 됐다면 다저스는 무사 1.2루 또는 1,3루로 찬스를 연결해 동점 내지 역전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베츠는 2020년 2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트레이드돼 온 뒤 그해 여름 12년 3억6500만달러(약 5081억원)에 연장계약을 맺고 사실상 다저스에서 은퇴하기로 한다.

이후 그의 활약상은 눈부셨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올스타에 뽑혔고, bWAR 4.1 이상을 마크했다. 2023년에는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126득점을 올리며 NL MVP 투표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에는 손 골절상을 입어 여름에 두 달 가량 빠졌으나, 타율 0.289, 19홈런, 75타점, 75득점을 때리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외야와 유격수를 오가는 어려움에도 제 몫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올해가 32세 시즌이다.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할 시점이다. 하지만 타율, 홈런, 타점, 득점, OPS 등 거의 모든 부문서 커리어 최저치가 예상된다. 올해 연봉만 3000만달러가 넘는다.

로버츠 감독은 전날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베츠의 타순을 리드오프에서 2번으로 되돌리면서 "베츠의 타순을 더 내리는 걸 고려 중이다. 그와 팀에게 최선이 되는 걸 강구해보겠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곧 5번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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