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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등번호 57번→15번 변경, 8월인데 감독이 제안했다고?[민창기의 일본야구]

기사입력 2025-08-06 09:40


선발투수 등번호 57번→15번 변경, 8월인데 감독이 제안했다고?[민창기…
니혼햄 우완투수 기타야마는 2022년 입단해 유니폼 등번호 57번을 쓰다가 지난 4일 15번으로 바꿨다. 신조 감독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의향을 물어봤다고 한다. 사진캡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선발투수 등번호 57번→15번 변경, 8월인데 감독이 제안했다고?[민창기…
신조 감독은 5일 인스타그램에 연봉 숭위표를 올리고, 잘 싸우고 있다고 적었다.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가 전체 2위고, 승차없는 2위 니혼햄이 10위다. 신조 감독은 3년 뒤 3위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캡처=신조 쓰요시 감독 SNS

니혼햄 파이터스의 우완투수 기타야마 고키(26)가 갑자기 유니폼 등번호를 바꿨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 8순위로 입단해, '57번' 유니폼을 입고 던지다가 '15번'으로 교체했다. 육성 선수가 시즌 중에 정식 선수로 전환해 새 등번호를 받는 경우가 있지만 주축 선수로는 매우 이례적인 배번 교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치열하게 순위 경쟁 중인 시즌 후반, 8월 4일에 발표가 났다.

여기 신조 쓰요시 니혼햄 감독(53)이 등장한다. 지난 7월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타야마에게 의향을 물어봤다고 한다. 기타야마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구단 관계자에게 문의해 추진했다. 감독의 갑작스러운 등번호 애기에 선수도 얼떨떨했을 것 같다. 새 유니폼을 착용하고 훈련에 나온 기타야마는 느낌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등번호를 직접 볼 수 없어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신조 감독은 5일 등번호를 변경한 이유를 유머러스하게 설명했다. 그는 "기타야마 평균자책점이 '1.57'인데 뒤 7이 필요 없어 보였다"라며 웃었다. 주축 투수에게 걸맞은 등번호를 달아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신조 감독은 취임 첫해 루키 기타야마를 발굴해 중용했다. 2군 캠프에 있던 그를 1군으로 불렀고, 그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올렸다. 파격의 연속이었다.

니혼햄은 퍼시픽리그 최강 투수력을 보유하고 있다. 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2.28. 퍼시픽리그 1위고,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즈(2.00)에 이어 전체 2위다. 선발 투수 8명이 제 몫을 잘해주고 있다. 12개 구단 최다인 20번의 완투를 기록 중이다.


선발투수 등번호 57번→15번 변경, 8월인데 감독이 제안했다고?[민창기…
기타야마가 등번호 15번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 사진캡처=스포츠닛폰 홈페이지
기타야마가 등번호를 바꾸면서 핵심 선발투수들의 배번이 이어지게 됐다. 가토 다카유키(7승4패)가 14번, 기타야마(6승3패)가 15번, 다쓰 고타(6승1패)가 16번, 이토 히로미(11승5패)가 17번, 야마사키 사치야(5승4패)가 18번이다.

신조 감독은 "선발은 (등번호에)1번이 붙어야 한다. 내가 1번을 제일 좋아한다"라며 웃었다. 외야수 신조는 한신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3년을 뛰었다.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한신이 아닌 니혼햄에 입단해 '1번'을 달았다. 그는 2022년 니혼햄 지휘봉을 잡으면서 등번호 1번을 골랐다.

15번은 우와사와 나오유키(31)가 쓰던 번호다. 니혼햄 주축 선발이던 우와사와는 2023년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로 갔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포스팅비가 6250달러에 불과했지만 구단은 도전을 응원하며 이적을 허락했다.

우와사와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2경기에 등판했다. 그해 7월 방출 통보를 받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는 신조 감독에게 귀국 인사를 하고, 니혼햄 훈련시설에서 연습했다. 니혼햄 구단 행사에도 참가했다.


당연히 니혼햄에 복귀할 줄 알았는데, 소프트뱅크와 FA 계약을 했다. 부자구단 소프트뱅크가 '4년-10억엔'에 우와사와를 잡아끌었다.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선발투수 등번호 57번→15번 변경, 8월인데 감독이 제안했다고?[민창기…
니혼햄 주축 선발투수 기타야마의 투구 모습. 사진캡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해도, 아쉬움을 넘어 니혼햄 구단의 배신감이 컸다.

신조 감독은 이례적으로 우와사와를 공개 질타했다. 우와사와 사례를 계기로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아리하라 고헤이(33)가 니혼햄에서 출발해 메이저리그를 거쳐 소프트뱅크로 갔다. 그래도 아리하라는 미국에서 2년을 보내고 소프트뱅크를 선택했다. 니혼햄 출신 두 투수가 올 시즌 소프트뱅크 선발진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신조 감독은 5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12개 구단 선수 평균 연봉 순위표를 올렸다. 소프트뱅크가 6956만엔을 기록해 요미우리 자이언츠(7800만엔)에 이어 2위였다. 니혼햄은 4062만엔으로 전체 10위였다. 신조 감독은 '지금 순위로 잘 싸우고 있다. 3년 뒤 3위 정도에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두를 달리던 니혼햄은 최근 소프트뱅크에 잡혀 2위가 됐다. 소프트뱅크가 인터리그를 기점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5일 니혼햄이 세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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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야마는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4번의 완투를 했다. 사진캡처=니혼햄 파이터스 SNS
라이온즈에 이기고, 소프트뱅크가 지바 롯데 마린즈에 패해 1~2위 승차가 사라졌다. 지난해엔 소프트뱅크가 1위, 니혼햄이 2위를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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