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통증을 느낀 듯 얼굴이 찡그려지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도영 없는 3루 어떻게 채워야 할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팀 슈퍼스타 김도영이 올시즌에만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 때도 복귀까지 두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는 부종 때문에 아직 정확한 검진 결과도 받지 못했다. 2~3주 후 검진을 해봐야, 얼마나 다쳤는지를 알 수 있다. 때문에 조심스럽게 '시즌아웃' 얘기가 나온다. 그나마 희망이라도 가져볼 수 있는 건,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시, 일말의 복귀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정도다.
야구는 해야하고,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충분하다. 차라리 '없는 선수'라고 마음을 내려놓고 대안을 찾는게 현실적인 일이다. 이 감독도 그렇게 구상에 들어갔다.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말 KIA 1루수 위즈덤이 롯데 황성빈의 땅볼타구때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1안은 외국인 타자 위즈덤의 3루 배치다. 위즈덤은 KIA가 1루수로 데려온 선수인데, 미국에서 3루를 본 경험도 풍부해 김도영이 다쳤을 때 이미 3루수로 활약한 바 있다. 수비가 나름 안정적이다. 이렇게 되면 1루는 오선우가 들어가게 된다. 오선우는 올시즌 KIA 최고의 '히트상품'. 하지만 상대 견제 때문인지, 체력 문제 때문인지 그렇게 잘 치던 방망이가 주춤해졌다. 여기에 외야에 김호령과 고종욱이 꾸준하게 잘해줘 자리가 없어졌다. 하지만 1루에 들어갈 수 있다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초 박민이 2루타를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1안은 공격력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방안이다. 2안은 수비가 중요할 때다. 그럴 때는 3루에 박민이 들어간다. 실제 김도영이 이탈한 후 첫 경기인 8일 NC 다이노스전도 박민이 선발로 나섰다. 이 감독은 박민의 내야 수비에 대해서는 팀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한다.
문제는 어떤 방안도 김도영의 공백을 100% 채울 수 없다는 것. 특히 위즈덤이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어, 김도영의 이탈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KIA의 현실이다.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김도영이 윤동희의 땅볼을 처리하다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는 법. KIA는 김도영 뿐 아니라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전반기 막판 '잇몸'들의 믿기 힘든 활약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기적을 연출했었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또 새로운 스타로 탄생할 것인가. KIA의 올시즌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