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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연장 이닝을 줄이자, 무승부가 벌써 두 배로 늘었다.
연장전 축소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연장전은 불펜 소모가 이미 적지 않은 상황에서 동점, 심지어는 끝내기 상황이 이어진다. 양팀 공히 필승조나 마무리급 투수를 쓰지 않을 수 없다. 1이닝이라도 줄어 없는 마운드 소모가 그나마 줄었으니 사령탑들의 부담도 조금이나마 덜어졌다.
하지만 기껏 3시간 넘게 치열한 승부를 펼친 결과가 무승부라니 팬들 입장에선 좀 허무하다. 특히 KBO리그는 승률제로 운영되는 만큼 무승부는 경기를 안 치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야구 현장을 찾았는데 결과를 못보고 가니 아쉽기 짝이 없다. 야구팬들은 무승부를 보기 위해 모인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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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끝내기 상황에 몰리는 원정팀의 부담이 크고, 기록의 경기라는 야구의 특성상 거부감이 컸다. 하지만 연장전 가능성을 낮추고, 보다 뜨거운 승부를 펼친다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지지 속에 도입됐다.
한국 프로야구는 세계 최초로 ABS(자동볼판정 시스템)와 체크스윙 챌린지(비디오판독)를 도입했다. 국제 표준과는 조금 다르지만 변형된 피치클락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반면 이미 국제 규정으로 자리잡은 승부치기는 도입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개 구단 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이미 수차례 논의가 이뤄졌지만, 쉽게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현재로선 백지화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장의 반발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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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도, 팬들도 승부치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에서 가장 도파민이 치솟는 순간이라는 '끝내기', 혹은 그에 준하는 마무리를 늘릴 수 있고, 모두가 눈쌀 찌푸리며 돌아서는 무승부의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미 KBO는 내년으로 예정됐던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승부치기 역시 이미 논의는 충분히 거쳤다. 야구팬들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통해 승부치기에 익숙해진 내년이 적기라는 주장도 나오는 이유다.
어차피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은 이상, 승부치기는 언젠가 도입돼야 한다. 어차피 할 거라면 서두르는 편이 낫다. KBO와 10개 구단의 신속한 논의와 결단을 기대해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