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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남을 오명, 한 시즌 100패는 면했다...키움, 웃어야 돼 울어야 돼

기사입력 2025-09-04 13:07


역사에 남을 오명, 한 시즌 100패는 면했다...키움, 웃어야 돼 울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키움 설종진 감독대행이 득점한 송성문을 반기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3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00패는 면했는데...

키움 히어로즈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대3으로 이겼다. 9회 김건희의 짜릿한 결승포가 터지며 갈 길 바쁜 삼성에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사실상 최하위가 확정적이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키움. 이날 삼성전 승리는 또 하나의 의미가 숨어있었다. 바로 시즌 첫 100패팀 불명예를 쓸 위기를 날렸다는 것이다.

키움은 삼성에 이겨 129경기 41승4무84패가 됐다. 시즌 종료까지 15경기가 남은 가운데, 남은 경기를 다 져도 99패로 끝이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한 시즌 100패를 한 팀은 그동안 없었다. 초기에는 경기수가 적었던 이유도 있고, 그동안 아무리 최하위 팀이라도 눈에 띄게 떨어지는 전력으로 '동네북' 신세인 팀이 많지는 않았기 때문.

한 시즌 최다패 기록은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22년 롯데 자이언츠의 97패. 쌍방울이 28승7무97패, 롯데가 35승1무97패였다. 승률의 경우 2002년은 133경기였고, 1999년은 132경기였는데 쌍방울이 7무가 있어 2할2푼4리로 최저 기록.


역사에 남을 오명, 한 시즌 100패는 면했다...키움, 웃어야 돼 울어…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키움 카디네스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2/
키움은 시즌 초반 외국인 타자 2명 선택이 '폭망' 조짐을 보이며 계속해서 패수를 쌓았고, 사상 첫 100패와 2할대 승률 가능성의 중심에 섰다. 실제 키움은 5월30일 기준 10연패에 빠지며 14승1무44패 승률 2할4푼1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00패, 최저 승률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그래도 홍원기 감독 중심으로 똘똘 뭉쳐 초반 위기를 극복했다. 외국인 타자 2명 실패를 인정하고, 알칸타라와 웰스 등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마운드를 안정화하자 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송성문도 전반기 초반 부진을 떨치고 미친 활약을 펼쳤다. 임지열이라는 깜짝 스타가 튀어나왔다. 전반기를 91경기 27승3무61패 승률 3할7리로 마쳤다.


역사에 남을 오명, 한 시즌 100패는 면했다...키움, 웃어야 돼 울어…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6회 주자 남기고 강판 당하는 키움 메르세데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02/

그래도 구단은 전반기 종료 후 성적에 책임을 물어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을 경질했다. 2군을 오래 지휘하던 설종진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설 감독대행이 오고 키움의 성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3일 삼성전까지 38경기를 치른 결과, 14승1무23패 승률 3할7푼8리를 기록했다. 설 감독대행 취임 일성이었던 4할 이상, 최대 5할 승률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찌됐든 승률이 높아졌고 가장 크게 걱정하던 100패 위기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한시름 덜고 남은 경기들에 집중할 수 있을 듯.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처음부터 외국인 투수 2명을 썼다면, 그것도 지난해 맹활약한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놓치지 않았다면 올시즌 성적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100패를 면했다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상황이다. 남은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코칭스태프 선임 등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일찍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할 차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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