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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보다 더 강했다" 왜 이호준 감독은 극대노했나, 트레이드 이적생 질책할 일 아니다

기사입력 2025-09-04 19:30


"한화보다 더 강했다" 왜 이호준 감독은 극대노했나, 트레이드 이적생 질…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의 경기, 9회초 무사 1루 NC 오영수 타석때 1루주자 홍종표가 2루 도루를 실패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3/

[창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잘하고 있다. 폰세 상대로 너희들이 정말 이기려는 마음이 저쪽 팀(한화)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이 4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선수단 전체 미팅을 소집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다시 5강 싸움을 이어 가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NC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장 10회 5대6으로 끝내기 패했다.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6이닝 3실점) 상대로 밀리지 않으면서 팽팽한 흐름을 이어 갔고, 9회에는 승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코치진의 사인 실수로 물거품이 됐다.

문제의 장면은 5-5로 맞선 9회초에 나왔다. 한화가 마무리투수 김서현을 올렸는데, 제구가 매우 흔들리고 있었다. 선두타자 도태훈이 사구로 출루하자 NC는 승부처로 판단해 발 빠른 대주자 홍종표를 투입했다. 무사 1루 오영수 타석. 김서현의 제구는 여전히 흔들렸고, 볼카운트 2B1S로 유리한 상황에서 갑자기 홍종표가 2루를 훔치다 실패했다. 오영수마저 루킹 삼진. NC가 승리할 절호의 기회를 날리는 동시에 한화의 기를 살려준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홍종표가 2루 도루에 실패하자 더그아웃에서 "가지 말라니까"라고 크게 외치며 매우 분노한 모습을 보였다. 홍종표를 향한 분노인지, 코치진을 향한 분노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마침 이날 홍종표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문책성 2군행과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이 감독은 먼저 "9회가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중간 투수를 다 썼기 때문에 9회에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좀 강하게 하고 있었다. 확실한 것은 홍종표의 잘못은 아니다. (홍)종표는 사인대로 움직였고, 스태프들의 사인이 안 맞았다. 나와 3루 코치, 1루 코치 이렇게 3명의 사인이 안 맞는 바람에 도루 사인이 났다. 나는 뛰지 말라고 한 상태였는데, (도루 사인이 나서) 안 맞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선수는 도루 사인이 나서 뛴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고 진실을 알렸다.

이어 "나는 가지 말라는 사인을 분명히 줬기 때문에 화가 났던 것이다. 상대 투수(김서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내가 번트도 안 댔던 이유도 아웃카운트를 쉽게 주기 싫어서였다. 스트라이크도 못 던지고 있는 선수한테 번트를 대서 아웃을 주기는 싫었다. 오영수가 승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고 (오)영수가 볼넷으로 나가든 안타를 치든 여기서 오늘(3일) 결정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서 우당탕탕 되는 바람에 조금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화보다 더 강했다" 왜 이호준 감독은 극대노했나, 트레이드 이적생 질…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이호준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14/

"한화보다 더 강했다" 왜 이호준 감독은 극대노했나, 트레이드 이적생 질…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의 경기, 9회초 한화 김서현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3/
바로 선수단 미팅에서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바로잡았다. 미팅에서 사령탑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을까.


이 감독은 "잘하고 있다고 했다. 어제(3일) 사실 폰세 상대로 너희들이 정말 이기려는 마음이 저쪽 팀(한화)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나는 느꼈다. 우리는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 지금 분위기를 계속 잘 유지해 주기를 바라고, 내가 감독이 되자마자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 더그아웃이든 야구장이든 선수단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서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 목표였다. 이런 점이 잘되고 있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무조건 다독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5강을 위해서는 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지금 매일 경기에 다 쏟아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사실 그렇게까지 화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도 실수하면 안 되고, 스태프가 실수하거나 이러면 안 된다. 나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이런 것을 혼자 주문을 계속 외우면서 경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홍종표는 예정된 1군 엔트리 말소였다. NC는 투수 하준영과 소이현을 이날 1군에 올리고, 홍종표와 투수 김태경을 2군에 보냈다.

이 감독은 "종표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때마침 종표가 2군에 갔는데, 원래 계획돼 있었다. 이미 인터뷰에서 언급했었다. 종표가 지금 폼 교정을 여기서 하고, 하준영이 올라올 때 서로 맞바꿀 거라고 이야기했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이렇게 돼서 걱정스럽긴 하더라. 그래서 팩트는 스태프의 잘못이다. 나를 포함해서 정확하게 사인 전달이 안 된 점들이 결과적으로 팀과 선수한테 그런 영향이 간 것 같다. 종표 좀 잘 써주시면 좋겠다. 우리 팀에 (트레이드로) 와서 정말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고, 본인도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일로 인해서 또 선수가 흔들릴까 봐"라며 홍종표를 향한 비난을 멈추길 바랐다.


"한화보다 더 강했다" 왜 이호준 감독은 극대노했나, 트레이드 이적생 질…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의 경기, 9회초 대주자로 나선 NC 홍종표.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3/

창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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