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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잘하고 있다. 폰세 상대로 너희들이 정말 이기려는 마음이 저쪽 팀(한화)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문제의 장면은 5-5로 맞선 9회초에 나왔다. 한화가 마무리투수 김서현을 올렸는데, 제구가 매우 흔들리고 있었다. 선두타자 도태훈이 사구로 출루하자 NC는 승부처로 판단해 발 빠른 대주자 홍종표를 투입했다. 무사 1루 오영수 타석. 김서현의 제구는 여전히 흔들렸고, 볼카운트 2B1S로 유리한 상황에서 갑자기 홍종표가 2루를 훔치다 실패했다. 오영수마저 루킹 삼진. NC가 승리할 절호의 기회를 날리는 동시에 한화의 기를 살려준 결정적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홍종표가 2루 도루에 실패하자 더그아웃에서 "가지 말라니까"라고 크게 외치며 매우 분노한 모습을 보였다. 홍종표를 향한 분노인지, 코치진을 향한 분노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마침 이날 홍종표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문책성 2군행과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이어 "나는 가지 말라는 사인을 분명히 줬기 때문에 화가 났던 것이다. 상대 투수(김서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내가 번트도 안 댔던 이유도 아웃카운트를 쉽게 주기 싫어서였다. 스트라이크도 못 던지고 있는 선수한테 번트를 대서 아웃을 주기는 싫었다. 오영수가 승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고 (오)영수가 볼넷으로 나가든 안타를 치든 여기서 오늘(3일) 결정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서 우당탕탕 되는 바람에 조금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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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잘하고 있다고 했다. 어제(3일) 사실 폰세 상대로 너희들이 정말 이기려는 마음이 저쪽 팀(한화)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나는 느꼈다. 우리는 이렇게 하면 된다고 했다. 지금 분위기를 계속 잘 유지해 주기를 바라고, 내가 감독이 되자마자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 더그아웃이든 야구장이든 선수단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서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 목표였다. 이런 점이 잘되고 있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무조건 다독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5강을 위해서는 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지금 매일 경기에 다 쏟아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사실 그렇게까지 화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도 실수하면 안 되고, 스태프가 실수하거나 이러면 안 된다. 나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이런 것을 혼자 주문을 계속 외우면서 경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홍종표는 예정된 1군 엔트리 말소였다. NC는 투수 하준영과 소이현을 이날 1군에 올리고, 홍종표와 투수 김태경을 2군에 보냈다.
이 감독은 "종표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때마침 종표가 2군에 갔는데, 원래 계획돼 있었다. 이미 인터뷰에서 언급했었다. 종표가 지금 폼 교정을 여기서 하고, 하준영이 올라올 때 서로 맞바꿀 거라고 이야기했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이렇게 돼서 걱정스럽긴 하더라. 그래서 팩트는 스태프의 잘못이다. 나를 포함해서 정확하게 사인 전달이 안 된 점들이 결과적으로 팀과 선수한테 그런 영향이 간 것 같다. 종표 좀 잘 써주시면 좋겠다. 우리 팀에 (트레이드로) 와서 정말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고, 본인도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일로 인해서 또 선수가 흔들릴까 봐"라며 홍종표를 향한 비난을 멈추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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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