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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좀처럼 다가오기 않던 승운이 이제야 오는 것일까.
6회초 두산은 선두타자 양의지의 홈런으로 3-3 균형을 맞췄다.
최원준은 더욱 힘을 냈다. 6회말는 오영수-이우성-박세혁을 상대로 삼진 두 개를 섞어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특히 박세혁을 상대로는 오로지 직구로만 몸쪽 승부를 펼치면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다.
최원준은 전반기에 지독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그는 전반기 16경기에서 단 1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7월5일에서야 승리투수가 되면서 간신히 전반기 '무승'을 막을 수 있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는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를 했지만,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9차례. 1승은 가혹한 성적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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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에는 구원투수로 맞이했다. 지친 불펜진에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조 감독은 "팀을 위해 큰 희생을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선발에서 내려와 아쉬움이 짙을 법도 했지만, 최원준은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나갔다. 4일 경기 포함 24경기에서 21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8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경기 운영이 좋았던 선수였지만, 불펜에서는 1이닝을 전력을 다해 던지면서 확실히 구위가 살아났다. 패스트볼과 함께 포크볼 위력을 더하면서 효과적으로 타자를 묶기 시작했다.
팀을 위한 희생에 이제 운도 따르기 시작했다. 15경기 연속 무승이었던 그는 24경기에서 3승을 더했다. 지난달 19일에는 공 1개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KBO리그 역대 28번째이자 구단 역사상 3번째 기록이다.
선발 투수 자리에서 내려온 뒤 아쉬움이 클 법 했지만, 묵묵하게 버티며 공을 던졌다. 결국 전반기 길을 잃었던 승리는 조금씩 원래 자리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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