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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거기서 김서현이었을까. 왜 유인구 없이 직구 승부였을까.
한화는 경기 중반 승기를 잡았다. 1회 문현빈이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선제 1타점 2루타를 때리더니, 5회 원태인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스리런 홈런까지 쳐냈다. 분위기가 한화쪽으로 급격하게 기우는 순간.
하지만 저력의 삼성은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6회 올라온 황준서를 상대로 반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지찬의 3루타가 시작이었다. 김성윤은 볼넷을 얻어냈다. 그리고 구자욱의 1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졌다. 좌익수 플라이가 될 타구였는데, 한화 좌익수 문현빈이 타구 판단을 잘못하며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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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대담한 선수라도 멘탈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충격. 그게 가을야구까지 이어졌다. 1차전 9-6으로 앞서던 9회 세이브를 위해 올랐으나, 이재현에게 홈런포를 맞고 연속 안타로 주자를 깔아준 뒤 교체됐다. 내일이 없는 가을야구, 김 감독의 자비도 없었다.
그리고 운명의 4차전. 분위기를 삼성에 내주면 안 되는 상황. 타석에는 4번타자 디아즈. 김 감독의 선택은 김서현이었다. 구위로 상대를 찍어눌러야 이겨낼 수 있는 최대 위기였다. 김서현을 살리기 위한 투입, 그런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강한 공으로 이겨내야 했다. 연습 투구부터 힘이 넘쳤다. 계속 되는 안 좋은 상황에도 '쫄지 않고' 던지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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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은 초구를 한 가운데에 던졌다. 156km 초강력 직구가 꽂혔다. 김영웅의 방망이도 헛돌았다. 2구째 155km 높인 직구에도 헛스윙. 김영웅도 큰 타구를 노리는지 스윙이 컸다.
김서현도 자신의 공을 믿고 정면 승부를 해야하는 순간이었다. 안타를 맞는 것보다 '볼질'이 더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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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하지만 거기서 경기 분위기는 삼성쪽으로 완벽하게 넘어갔다. 왜 바깥쪽이나, 변화구 승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한화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순간이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