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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뿐만 아니라 서부지구 우승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77승65패)가 이날 콜로라도 로키스를 10대8로 꺾고 5연패를 벗어던져 다저스를 1경기차로 바짝 추격했다. 다저스는 지구 우승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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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좌타자 잭슨 홀리데이가 이 역사적인 순간을 가만히 놓아두질 않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야마모토의 4구째 94.7마일 몸쪽 커터를 잡아당겨 우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발사각 31도, 95.6마일의 속도로 크게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오리올파크에 우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가 362피트로 다른 20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안 됐을 것으로 스탯캐스트를 추정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평범한 플라이가 됐을 타구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를 올라가 아쉬워하는 야마모토의 등을 두드려 주며 블레이크 트라이넨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트레이넨은 나오자마자 제레미아 잭슨에게 중월 2루타를 내주더니 거너 헨더슨을 몸에 맞은 공으로 내보내고 폭투를 범한 뒤 라이언 마운트캐슬에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렀다.
이어 콜튼 카우저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주며 2-3으로 쫓긴 뒤 2사 만루 상황에서 태너 스캇에 마운드를 넘겼다.
스캇이 나오자마자 엠마누엘 리베라에게 97.4마일 직구를 낮은 코스로 던지다 라인드라이브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얻어맞아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4대3으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볼티모어 선수들과 팬들은 한바탕 열광의 도가니를 즐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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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립켄 주니어가 2131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운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는 1995년 9월 7일 바로 이곳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전에 5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루 게릭이 가지고 있던 2130경기 연속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볼티모어 구단은 이날 다저스전을 앞두고 립케 주니어를 위한 기념 행사를 개최해 팬들과 함께 역사적인 기록의 의미를 되새겼다.
4만2612명의 홈팬들 앞에 선 립켄 주니어는 "2131경기를 세우던 그 영광스러웠던 밤을 되돌아보는 동안 30년이 지났다. 그보다 더 훌륭한 경기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 철학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날 밤은 오리올의 원칙을 기념하는 무대였다. 매일 운동장에 나가 서로를 믿고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립켄 주니어의 이같은 주문이 가장 잘 구현된 경기가 바로 이날 다저스전이었던 셈이다. 립켄 주니어는 1998년 9월 21일 연속경기 출전 기록을 2632경기에서 스스로 멈춰 세운 뒤 2001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고 2007년 명에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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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이닝, 최다탈삼진 투구를 펼쳤음에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