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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버린 '한국의 트라웃' 방망이...출루율만으론 신인왕 장담 못한다, 승부는 이제 원점

최종수정 2025-09-15 23:23

식어버린 '한국의 트라웃' 방망이...출루율만으론 신인왕 장담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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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신인왕 경쟁은 원점?

KBO리그 정규시즌이 마지막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17승 무패의 '천하무적' 폰세(한화)가 MVP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디아즈(삼성)가 50홈런을 때린다면 폰세를 긴장시킬 수 있다.

신인왕 경쟁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당초 안현민(KT)이 따놓은 당상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나 인상적이었으면 MVP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MVP 탈 수 있는 선수가 신인상을 못 타는 게 말이 안됐다.

대단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도 못 했던 선수가, 5월이 다 돼서야 등장하더니 미친 듯 홈런과 안타를 쳤다.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구 스피드가 대단했다. 넘어갔다 하면 비거리 130m는 기본이었다. 단숨에 리그 판도를 뒤흔드는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현역병으로 입대해 취사병으로 복무하며 근육을 키운 사연들까지 알려지며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식어버린 '한국의 트라웃' 방망이...출루율만으론 신인왕 장담 못한다, …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T의 경기. 3회초 KT 안현민이 삼성 이승현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안현민.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14/
여름이 되고, 규정 타석을 채웠다. 단숨에 타율,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올랐다. 홈런도 곧 20개를 찍을 기세였다. 타율이 3할6푼이 넘었고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이변이 없으면 1등을 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니 MVP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LG 트윈스 송승기도 1등팀 5선발로 승승장구했지만, 뭔가 임팩트 측면에서 안현민이 강했다.

하지만 안현민에게는 충격의 8월이었다. 7월 타율이 무려 4할4푼1리였는데, 8월 2할3푼4리로 떨어져버렸다. 홈런은 1개도 없었다. 타석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니, 타율도 쭉쭉 떨어졌다.


식어버린 '한국의 트라웃' 방망이...출루율만으론 신인왕 장담 못한다, …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KIA의 경기. 8회 2사 2루. KIA 김규성이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날렸다. 김규성 타구를 잡다 부상을 당한 후 교체되고 있는 KT 안현민.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31/
이제는 타율 4위(3할2푼5리)까지 내려갔다. 물론 남은 기간 반등한다면 선두 탈환이 불가능한 게 아니지만, 1위 양의지(두산)이 3할3푼8리 상황서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떨어질 일이 없으니 안현민 입장에서는 추격이 더 힘들어졌다. 출루율 타이틀은 무난히 가져갈 것으로 보이지만, 장타율도 디아즈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타율 포함 3관왕에서 출루율 1위로만 시즌을 마칠 상황이다. 물론 1위가 아니어도 다 상위권 성적이기에 훌륭하지만 지난 봄, 여름 그 때의 파격 효과는 희미해졌다.


식어버린 '한국의 트라웃' 방망이...출루율만으론 신인왕 장담 못한다, …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LG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송승기가 투구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7/
반대로 송승기는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 10승을 채웠다. 신인 선수가 풀타임을 뛰며 10승을 한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이 10승도 야수 타이틀 1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추가 등판에서 승수를 더 쌓을 여지도 있다. 여기에 팀 어드밴티지가 존재한다. LG는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는 팀이다. 우승이 확정되면 송승기쪽으로 표가 더 갈 수 있다.

마지막 이미지도 중요하다. 송승기는 최근 불펜으로 나와 부진했다. 반대로 안현민은 20홈런을 채우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런 인상들이 순간순간 지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에 승부는 원점이 됐다. 과연 누가 평생 한 번 뿐인 신인왕 감격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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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5회초 안현민이 송승기와 대결하고 있다. 안현민은 이전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후 이 타석에서 빗맞은 안타를 쳤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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