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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정말 뿌듯한데, 팀순위가 아쉽네요. 내가 좀더 잘할 순 없었나? 싶고."
고교 시절 대비 달라진 점에 대해 "직구 구속이 올라온 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면서 "올해 최고 구속이 147㎞였는데, 내년엔 평균 구속이 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KIA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성영탁을 1군에서 말소했다. 성영탁 개인으로선 시즌 조기종료다.
올해의 신데렐라, KIA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부산고를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끈 에이스였지만, 구속이 느리다는 평가 속 지명 가능성이 높진 않았다. 대학 원서를 손에 든 채 접수처에서 드래프트 결과를 지켜봤던 그다. 10라운드에서 뒤늦게 호명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는 96순위의 기적으로 거듭났다. 1군 데뷔 첫 17⅓이닝 무실점을 질주하며 타이거즈 신인 최고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고, 패전조로 시작해 필승조까지 거듭났다. 45경기에 등판, 52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2패 7홀드, 평균자책점 1.55의 철벽으로 활약했다.
많이 던졌다. 올해 2군에서도 25⅓이닝을 던져 1~2군 도합 78이닝을 소화했다, 구단은 성영탁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성영탁은 "개인적으론 참 뿌듯한 한해였는데, 팀 순위가 아래쪽이라 좀 힘들다"며 아쉬워하는 한편 "패전이든 필승조든 내게 주어진 역할을 다한다는 각오로 한경기 한경기 열심히 던졌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지금도 14⅔이닝 무실점 중'이란 말에 그런 말씀은 하시면 안된다"며 손을 내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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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탁은 "고교 시절 넓은존을 활용하던 기억이 제구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웨이트보다는 던지면서 깨닫는 느낌으로 많이 던지는 습관이 있었다"면서 불펜에서 준비하는 루틴, 팔을 푸는 루틴까지 전상현 선배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 불펜 형님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라고 했다.
특히 힘들지 않느냐는 말에 "구단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내년에도 잘 준비해서 쌩슌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올겨울에도 최대한 길게 휴식을 가지면서 천천히 스타트할 생각이라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환한 미소를 떠올렸다.
"(8월 28일 인천)SSG 랜더스전에서 2이닝 퍼펙트를 했는데, 데뷔전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