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뒤에 나오는 투수(문동주)가 더 좋더라."
이강철 KT 감독은 21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폰세를 드디어 무너뜨렸다는 성취감보다 문동주의 엄청난 구위를 지켜본 잔상이 더 크게 남는 듯했다. 폰세는 20일 경기 전까지 KT 상대 5경기에서 4승, 29이닝, 평균자책점 0.93으로 매우 강했다. 그런 폰세를 6경기 만에 처음 무너뜨렸는데도 KT 타자들을 죽일 듯이 공을 던지던 문동주가 더 인상적이었다.
이 감독은 "최대한 5~6회까지만 (폰세를) 버티면, 뒤에서 싸워서 회복하려고 했는데 뒤에 나오는 투수(문동주)가 더 좋더라. 진짜 어차피 21일에 (한화는) 경기가 없으니까 무조건 나올 것 같더라"며 추가점을 뽑을 수 없어 막막했던 경기 후반을 되돌아봤다.
|
|
올해는 문동주가 한화의 국내 에이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되는 시즌이 됐다. 23경기에서 11승4패, 120⅓이닝, 134탈삼진,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예약했고, 161㎞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며 2023년 야구팬들이 열광했던 국가대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문동주는 자연히 2026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에이스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를 떠나 현재 문동주보다 좋은 구위를 자랑하는 국내 투수는 없다고 보면 된다. 최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된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WBC 대표팀 에이스로 거론됐는데, 복귀를 앞두고 훈련하다 어깨를 다쳐 수술하면서 내년 WBC 등판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직구 구위와 변화구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야구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현재 국내 투수 1위로 안우진을 뽑는다. 내심 국제 무대에서 안우진의 공이 통할지 궁금했던 국내 팬들도 이번 어깨 부상에 탄식을 금치 못했는데, 문동주가 2023년을 뛰어넘는 폼을 되찾으면서 한국 마운드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
수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