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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야구가 돈이 된다, 진짜 홍보가 된다...모 그룹 눈이 번쩍, 1200만 관중 시대, 역대 최고 수익 향해 질주

기사입력 2025-09-23 00:33


'돈 먹는 하마→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야구가 돈이 된다, 진짜 홍보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시즌 43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한 대전 신구장.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9/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돈 먹는 하마? 더 이상 아니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다.

12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한국 프로야구. 절정의 인기 속 어느덧 가을야구를 향해가고 있다. 684경기를 소화한 21일 현재 총 관중수는 1168만 4948명. 경기당 평균 약 1만7083명이다.

올시즌 개장한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최대 수용인원 1만7000명 보다 많은 수의 관중이 1년 내내 야구장을 채운 셈이다.

이미 역대 한시즌 최다관중 신기록이었던 지난해 총 관중수 1088만7705명을 훌쩍 넘었다. 이 추세라면 남은 36경기에서 사상 첫 1200만 관중 시대를 열 것이 확실시 된다.

입장수익도 역대 최고를 찍었던 지난해 수익을 훌쩍 넘었다.

684경기 기준, 10개 구단 관중 수입은 1948억6222만3724원. 구단 별 평균 2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720경기를 모두 마칠 시점의 10개 구단 예상 관중 수입은 2050억을 넘게 된다. 이는 지난해인 2024년 총 관중 수입 1594억8233만2645원에서 30%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대전 신구장 관중석을 애초에 더 키웠더라면 더 많은 관중을 동원할 수 있었다는 아쉬운 목소리까지 나올 만큼 뜨거웠던 올시즌 야구열기.

야구장 인프라 수용가능 한도까지 꽉꽉 찼다. 앞으로 야구인기가 더 늘어나더라도, 올 시즌 이상으로 총 관중수를 늘리기는 쉽지 않은 구조.


'돈 먹는 하마→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야구가 돈이 된다, 진짜 홍보가…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경기. 미리보는 KS, 만원관중 찾은 잠실야구장.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08/

'돈 먹는 하마→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야구가 돈이 된다, 진짜 홍보가…
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만원 관중 찾은 대전 볼파크.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09/

관중수익이 전부가 아니다. 관중수는 물리적 한계점에 거의 도달했지만, 지난해 부터 폭발한 굿즈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중이다.

올시즌 굿즈 시장은 평균 약 30~35% 가파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반짝이 아닌 시작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같은 올시즌 큰 인기를 모은 빅마켓 구단들은 굿즈 연간 매출 25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른 구단들도 지난해 대비 크게 성장한 매출 속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방의 한 인기구단은 "경기가 있는 날 경기장 내 굿즈 매장의 하루 매출이 3억원을 넘는다"고 귀띔했다. 실제 경기 중에도 굿즈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은 이제는 일상적 풍경이다. 콜라보 상품이 레어템으로 출시되는 경우 밤샘 대기줄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만큼 프로야구 선수와 야구단은 자랑할 만한 상징으로 자리매김 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건 주류 세대의 변화다. MZ세대, 특히 젊은 여성팬들이 야구장을 점령하면서 마케팅 초점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10~30대 젊은 여성층은 확장성과 미래가치적 측면에서 광고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블루칩이다. 기업들이 찾아다니는 핵심 타깃층이 야구장에 몰려 타깃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셈.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재 기업 중심으로 너도나도 콜라보나 광고를 통해 프로야구 인기에 편승하고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돈 먹는 하마→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야구가 돈이 된다, 진짜 홍보가…
두산베어스 팬들이 지난해 6월8일 잠실야구장 내에 설치된 팝업스토어에서 '망그러진곰' 콜라보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돈 먹는 하마→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야구가 돈이 된다, 진짜 홍보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인기 캐릭터 최고심 브랜드데이 팝업스토어를 찾은 야구팬들 모습.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3/
외부기업들이 줄을 설 정도니 프로야구단을 소유한 모기업들은 말 할 것도 없다. 마케팅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모그룹 이미지와 신상품 홍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야구단을 보는 모기업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다.

광고비 명목으로 연간 수백억원씩 지원을 해야하는 '돈 먹는 하마'였던 야구단의 그룹 내 위상이 확 달라졌다.

야구 인기가 폭발한 현재도 모기업 지원은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용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광고 명목으로 무상지원하다시피 하던 지원금이 등가적 가치를 지니기 시작했다. 야구단과 마케팅을 하려고 줄을 선 경쟁업체 입장에서는 '야구단을 소유한 모기업들이 너무 좋은 조건으로 마케팅을 쉽게 하는 게 아니냐'는 볼 멘 소리가 나올 정도다. 야구단을 소유한 대기업 내 계열사들 간에도 야구단 마케팅을 위해 내부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위상이 바뀐 셈.

입장수입과 굿즈, 마케팅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데다 온라인 중계권까지 폭등 조짐을 보이면서 프로야구단 자립 지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 같은 팀들도 수입, 지출 관리에 따라 얼마든지 지속가능한 생존 국면에 접어들었다. 더는 늘리기 힘든 레어템이 된 프로야구 10개구단 가치도 과거에 비해 폭등 조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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