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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3년만 첫승, 울컥한 속내 [광주피플]

기사입력 2025-09-22 17:31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인터뷰에 임한 NC 신영우. 김영록 기자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NC가 7대6으로 승리했다. 데뷔 첫 승을 기록한 신영우가 물세례를 받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1/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NC가 7대6으로 승리했다. 데뷔 첫 승을 기록한 신영우가 물세례를 받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1/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순간 주마등이 스쳐갔다. 동기들보단 조금 늦었지만, 오늘이 내 시작점이다."

'역대급 드래프트 풍년'이라던 2023년, 전체 4번째로 프로에 입문한 남자.

앞서가는 동기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도 사실. 하지만 "너도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네 페이스대로 걸어가면 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되뇌이며 버텼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신영우는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5회 구원등판, 2⅓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팀의 7대6 역전승을 이끌었다. 데뷔 이래 승리 없이 4패만 기록중이던 신영우의 커리어에 마침내 '1승'이 새겨진 순간이었다.

경남고 시절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달고 다녔다. 야구 예능에 출연했을 때도, 고교야구 전국대회에도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드래프트에서도 뒤늦게 최상위권 픽으로 치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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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KIA전. 8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나성범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김서현이 환영받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9.18/
그래서인지 동기들 대비 스포트라이트도 적었다. 팬들의 관심은 미국으로 직행한 심준석(전 마이애미 말린스)이나 김서현(한화 이글스) 윤영철(KIA 타이거즈)에게 쏠렸다.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는 신영우 대신 김민석(현 두산 베어스)을 택했다. 이들은 연고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데뷔 첫해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신영우보다 나중에 지명된 이로운 송영진(SSG 랜더스) 김건희 김동헌(키움 히어로즈) 김범석(LG 트윈스) 문현빈(한화) 등도 데뷔초부터 꾸준히 1군에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꾸준히 눈도장을 찍었다. 반면 신영우는 데뷔 첫해 단 한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4경기 9⅓이닝이 전부였다. 마음이 흔들릴만도 했다. 하지만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렸다.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IA 윤영철.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08/
이날 신영우는 1-3으로 뒤진 5회말 2사 1,3루에서 KIA 최형우를 잡아내며 시작을 알렸다. 6회말은 3자 범퇴, 7회말에도 2사 1,2루에서 박찬호를 땅볼로 잡아내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NC는 7회초 오영수의 3타점 싹쓸이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점수를 추가한 끝에 전날의 역전패를 설욕하는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이호준 NC 감독도 이날의 수훈투수로 신영우를 꼽았다.


방송 인터뷰를 마친 신영우에겐 김태경과 로건을 비롯한 동료들이 대거 출동, 물세례를 쏟아부었다. 흠뻑 젖은 신영우는 "(최형우 상대로)3구 삼진을 잡겠다는 각오로 던졌다. 7~8회부터 다들 '축하한다'고 하더라. 마지막에 (김)진호 형, (전)사민이 형이 잘 막아줘서 감사하다. 솔직히 좀 떨리긴 했는데…형들이 끝도 없이 물을 부어주더라. 기분좋다"며 활짝 웃었다.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그라운드 나서는 SSG 이로운.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12/
"경남고 시절 우승 마지막 아웃카운트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도 오늘처럼 내야땅볼로 끝났다.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오늘이 내겐 (프로 생활의)시작점이라 생각한다. 동기들보단 조금 늦게, 3년차에 첫 승을 올렸지만, 늦은 만큼 더 롱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꾸준하게, 기복 없이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이날 신영우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7㎞. 데뷔 이후 1군 최고 구속이다. 1구1구가 꽂힐 때마다 현장에는 탄성과 탄식이 터졌다. 신영우는 "160㎞ 같은 구속에는 욕심이 없다. 더 안정된 제구를 갖추는게 목표다. 그래야 변화구도 더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보직과 상관없이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한화전. 6회초 등판한 정우주가 투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30/
최근 들어 150㎞대 직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가 부쩍 늘어난 프로야구다.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한화 3총사가 대표적이다. SSG 조병현, 롯데 윤성빈 이민석 등도 눈에 띈다.

신영우는 "조병현 정우주 같은 선수들을 보며 많이 배운다. 특히 정우주는 신인인데도 자기 공을 공격적으로 던지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감격의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역시 부모님의 얼굴이었다. 신영우는 "부모님이 '포기하지마라. 무리하지 마라. 네 페이스대로 가면 언젠가는 네 친구들과 나란히 설 것'이라고 응원해주셨다. 지난 시간을 헛되지 보내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김서현 윤영철 이로운보단 늦었지만…'157㎞' 파이어볼러의 비상? 데뷔 …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KIA의 경기, 7회말 2사 1루 NC 신영우가 KIA 나성범의 내야안타 타구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1/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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