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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날만큼은 달랐다. 37세 베테랑의 한방이 '구도' 부산의 관중석을 눈물과 함성으로 물들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최근 4연패를 탈출, 66승째(6무69패)를 기록했다. 가을야구 탈락의 트래직 넘버는 아직 하나 남아있다. 롯데의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3경기, 일단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한 뒤 다른 경쟁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하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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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한태양(2루) 고승민(1루) 윤동희(우익수) 레이예스(좌익수) 전준우(지명타자) 박찬형(3루) 전민재(유격수) 손성빈(포수) 황성빈(중견수) 라인업으로 임했다. 선발은 박준우.
삼성은 이재현(유격수) 김성윤(우익수) 구자욱(지명타자) 디아즈(1루) 김영웅(3루) 이성규(좌익수) 김지찬(중견수) 강민호(포수) 류지혁(2루)으로 맞섰다. 선발은 '푸른피의 에이스' 원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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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롯데 선발로 예정됐던 나균안이 뜻하지 않은 팔꿈치 염증으로 인해 빠진 상황. 선발 매치업의 무게감은 압도적으로 삼성 쪽에 기울었다.
롯데 박준우는 1회부터 안타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비틀거렸다. 1회초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지만, 2회초 결국 선취점을 내줬다. 1사 후 강민호의 2루타, 류지혁의 번트 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김성윤-구자욱의 연속 적시타로 0-2 리드를 내줬다.
롯데의 반격은 3회말 황성빈의 볼넷부터 시작됐다. 한태양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에서 황성빈이 살면서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고승민의 희생번트 때 원태인의 1루 송구가 타자의 헬멧에 맞고 빠지면서 1점을 따라붙었고, 이어진 찬스에서 레이예스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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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윤성빈은 4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을 직구만으로 상대하는 과정에서 KBO 공식 트랙맨으로 160㎞를 찍었다. 윤성빈 개인은 물론 롯데 투수 역사상 첫 기록, 최고 구속이다. 종전 최고 구속은 2012년 최대성의 158㎞지만, 이는 지금과 달리 PTS로 측정된 구속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윤성빈은 5회초 2사 만루에서 정현수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정현수는 류지혁을 땅볼 처리하며 동점 상황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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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6회말 전민재가 원태인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포를 터뜨려 현장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곧바로 7회초 무너지는듯 했다. 최준용은 삼성 김지찬에게 2루타, 이어진 1사 3루에서 전병우에게 좌측 펜스 최상단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3-3 동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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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드라마는 따로 있었다. 원태인이 6회를 마치고 내려갔고, 삼성은 필승조 김태훈이 등판했다.
롯데는 7회말 2사 후 레이예스의 좌중간 2루타, 전준우의 볼넷에 이어 박찬형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따라붙었다. 삼성은 3번? 투수 이승현이 등판했지만, 첫 타자 전민재가 볼넷을 얻어내며 2사 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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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최준용에 이어 정철원(1⅓이닝), 그리고 8회초 2사 1루에서 마무리 김원중까지 출격시켰다. 김원중은 삼성 강민호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내주며 8-6으로 쫓겼지만, 그 이상의 실점 없이 8회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8회말 이호성이 등판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한태양의 볼넷, 고승민의 번트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윤동희 삼진 후 마운드를 이어간 좌완 이승민을 상대로 레이예스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치며 10-6으로 차이를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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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타자는 롯데와 삼성의 운명을 바꾼 만루홈런의 주인공 김영웅. 김원중은 트라우마의 주인공을 거르고, 1사 만루에서 삼성 이성규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했다. 김지찬은 투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다음 타자 이병헌의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며 10-9까지 쫓겼다. 이어 이병헌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또 만루.
4실점의 졸전이었지만, 어떻게든 승리를 지켜냈다. 김원중은 대타 홍현빈을 땅볼로 잡아내며 기나긴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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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