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 찬사받을 가치가 있다! 'ML 최악' 악명 높은 야유에도 의연했던 사사키 "난 영어 잘 못해서…" [ML포커스]

최종수정 2025-10-07 17:21

'신의 선물' 찬사받을 가치가 있다! 'ML 최악' 악명 높은 야유에도 …
사사키의 포효. AP연합뉴스

'신의 선물' 찬사받을 가치가 있다! 'ML 최악' 악명 높은 야유에도 …
아슬아슬한 1루 경합에서 아웃된 터너의 아쉬움.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팬덤, 4만6000여명의 관중들이 말 그대로 '울부짖는' 곳. 상대팀 뿐 아니라 아군에게도 거침없는 야유가 쏟아지는 곳.

'필리건(필라델피아+훌리건)'의 뜨거운 함성은 24세의 젊은 사사키 로키(LA 다저스)에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사키는 7일(한국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2차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2아웃 1,3루 상황에 등판, 승리를 지켜내며 앞서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다저스는 2연승을 달리며 필라델피아를 벼랑끝으로 몰아넣었다.

1차전은 오타니 쇼헤이의 호투 속 5-3으로 앞선 9회말 구원등판이었다. 반면 2차전은 1점차 리드에 역전 주자까지 나간 상황에서 필라델피아의 간판스타이자 '타격왕' 트레이 터너를 상대로 단 2구만에 거둔 터프세이브였다. 미국 야구 통계매체 '옵타스탯'에 따르면 사사키는 세이브가 공식 기록으로 집계된 1969년 이후 생애 첫 2개의 세이브를 모두 포스트시즌에서 따낸 첫번째 투수다.

이날 다저스는 선발 블레이크 스넬의 6이닝 무실점 호투, 오타니와 윌 스미스의 적시타를 앞세워 4-1 리드하던 9회말,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4-3까지 쫓겼다. 하지만 황급히 사사키를 투입해 불을 껐다. 초구는 84마일(약 135㎞)의 스플리터 볼, 하지만 2구째 99마일(약 159㎞) 직구로 결국 땅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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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에서의 마지막 경합. 2사 1,3루였기에 터너가 세이프됐다면 동점이었다. UPI연합뉴스
필라델피아의 팬들은 뉴욕 양키스-메츠-보스턴 레드삭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비롯한 미국 동부지역 야구계에서 최악의 원정팬으로 꼽힌다. 홈팀에게 모욕과 야유를 퍼붓고, 과거엔 손에 잡히는 것들을 집어던지는 것으로도 악명높았다. 때문에 '필리건'이란 별명이 붙었다. 야구장 평균 데시벨에서 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경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사사키는 뜻밖의 '벽'에 보호받은 덕분에 강심장을 뽐낼 수 있었다. 바로 언어다.

사사키가 등판하자마자 현장은 폭발적인 야유로 가득찼다. 하지만 사사키는 "영어를 잘 몰라서, 뭐라고 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그런 경험이라면 일본에서도 많이 해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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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과 환호하는 사사키. AP연합뉴스
일본 시절과 달리 어른스러운 면모도 뽐냈다. 사사키는 "맞으면 할 수 없지, 라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던졌다. 타자를 공략하기보단 내 공을 던지고자 했다"면서 "마무리로 이런 모습을 보여줄거라곤 예상 못했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마터면 역적이 될뻔한 자신을 구해준 사사키, 트라이넨의 심정은 말 그대로 '환호'였다. 그는 "사사키는 신의 선물(godsend)"이라며 "믿을 수 없다. 자신감이 넘치고,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을 지닌 투수"라고 한껏 고무된 찬사를 보냈다.

디비전시리즈 3차전은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필라델피아 애런 놀라의 선발 매치업으로 펼쳐진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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