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자존심 구긴 14억 투수의 간청, 4차전 변수 생기나[준PO 현장]

기사입력 2025-10-14 17:21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자존심 구긴 14억 투수의 간청, 4차전 변수 …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1차전. SSG 선발 화이트가 3회를 마치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9/

[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차전에서 자존심을 구긴 미치 화이트가 불펜 대기를 간청했다. 화이트의 불펜 대기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SSG 랜더스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SSG는 3차전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2패 열세에 몰려있다. 1경기만 더 내주면 그대로 업셋의 희생양이 된다.

SSG는 4차전 선발로 김광현이 나선다. 아직 이번 시리즈에서 등판이 없는 김광현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

그런데 한가지 '변수'가 발생했다. 화이트가 불펜 대기를 자청했다. 이숭용 감독은 하루전 3차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도 화이트, 김건우의 4차전 불펜 대기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5위 타이브레이크에서 선발 김광현을 불펜으로 냈다가 서로에게 힘든 결과가 나오면서, 앞으로 그런 기용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이 감독이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자존심 구긴 14억 투수의 간청, 4차전 변수 …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1차전. 3회초 무사 1루 김영웅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화이트가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9/
하지만 선수가 간청했다. 이숭용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실에 들어서서 "먼저 제가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어제 경기 끝나고 경헌호 투수코치가 찾아와서 화이트가 대기하고 싶다고 전달이 왔다. 내가 지금까지 인터뷰 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다 전달했고, 코치가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이해한다. 어제 잠 한숨 못자고 고민을 많이 했다. 프런트에게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고 불면의 밤을 떠올렸다.

이숭용 감독은 이날 경기장에 오기 전에 화이트와 짧게 면담을 했다.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이숭용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이 있어서 웬만하면 선발을 불펜으로 안쓰려고 한다. 너의 생각이 궁금하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고 물었더니, 화이트가 '삼성전에 못던졌고 기회를 한번 달라'고 하더라. '복수를 한번 하고 싶냐'고 했더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미 말한건 웬만하면 안바꾸고 싶은데, 팀이 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면 원칙을 지키는 것보다 내려놓는게 맞다고 본다"고 이야기 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자존심 구긴 14억 투수의 간청, 4차전 변수 …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1차전. 2회초 2사 만루 SSG 화이트가 삼성 구자욱을 1루 땅볼 처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9/
1차전 선발로 등판했다가 2이닝 3실점으로 부진해 조기 강판됐던 화이트가, 팀이 열세에 몰리니 자신이 어떻게든 힘이 돼서 삼성을 상대로 복수혈전을 펼치고 싶은 의욕을 드러낸 것이다.

물론 화이트가 무조건 첫번째 옵션은 아니다. 선발 김광현이 긴 이닝 호투를 펼친다면, 굳이 화이트가 나올 필요가 없다. SSG는 3차전에서 노경은, 김민, 조병현을 아낀 상태다. 하지만 불펜을 다 소모하고도 경기가 연장에 접어들거나, 확실한 필승조가 남아있지 않을때는 화이트가 나올 수 있다. 또 김광현이 초반에 흔들리면, 화이트가 나올 가능성이 생긴다.


이숭용 감독은 "불펜이 좋지만, 5이닝까지 끌고갈 수 있는 옵션을 하나 더 만들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플레이는 선수가 한다. 선수가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모든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는게 맞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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