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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준플레이오프와 똑같이, 또 한번 삼성이 유리해진 건가.
18일 열린 1차전. 상대 '슈퍼 에이스' 폰세를 무너뜨리며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선발 가라비토의 치명적 판단 미스와, 믿었던 필승조 붕괴로 8대9 석패를 했던 삼성. 하지만 2차전 승리로 아쉬움을 달랬다. 원정에서 2승을 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당초 목표가 1승1패였다. 대성공이다.
히어로는 단연 최원태. 선발로 등판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전날 15안타를 몰아친 한화 타선을 4안타로 묶어버렸다. 1회 리베라토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을 때는 불안했지만, 예방 주사를 확실히 맞은 효과인지 오히려 더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7이닝을 던졌는데, 투구수는 단 91개 뿐이었다. 피홈런 옥에 티를 빼면,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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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까지만 해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1차전 불펜으로 나와 공 4개만 던지고, 사구를 내주고 교체됐다. 2차전에는 미출전 선수에 포함되는 굴욕까지 맛봐야 했다.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갔지만, 그렇게 최원태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끝나는 듯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후라도와 원태인 가라비토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모두 쓴 삼성은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갈 선발이 필요했고, 선택은 최원태였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상대 에이스가 나오는 1차전에 힘을 빼고, 2차전에 총력을 다할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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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원태가 '인생 경기'를 해버렸다. 6이닝 2안타 8탈삼진 무실점. 그렇게 삼성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1차전을 잡아버리자 준플레이오프 판도가 바뀌었다. 인천에서 1승1패를 한 삼성은 홈 대구에서 원태인-후라도 원투펀치를 출동시키며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내버렸다.
공교롭게도 매우 비슷한 상황이 됐다. 최원태 덕에 1승1패를 하고 대구로 간다. 또 후라도와 원태인이 기다리고 있다. 원래 순서는 원태인-후라도지만 원태인이 직전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투구 후 피로가 쌓여있어 4차전으로 순서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대세에 큰 지장은 없다. 후라도도 3차전 6일을 쉬고 등판하는 일정이기에 문제는 없다. 휴식일을 더 얻은 원태인이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이번 플레이오프도 준플레이오프처럼 삼성에 유리한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 원태인이 문제가 없어 3차전에 나올 수 있다면, 이는 삼성에 더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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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최원태에게 '가을에 약한 사나이'라는 수식어는 절대 붙이지 못할 듯. 정말 예상치 못한 대반전 행보다. 삼성이 왜 이 선수에게 7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는지 이번 가을 증명이 되고 있다. 최원태라는 선수 한 명 때문에, 이번 포스트시즌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