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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불펜데이'로 이기면 초대박, 지면 가시밭길.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경문 감독도 "나도 시작 전 더그아웃에서 긴장이 되는 경기였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경기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었다. 1승1패 상황에서는 3차전을 잡는 팀이 대부분 시리즈 우위를 점해왔기 때문.
그래서 한화는 내일이 없는 총력전을 펼쳤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 1점 리드 상황인데도 이번 가을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된 문동주를 조기 투입한 것이다. 마무리 김서현이 1차전에서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에, 문동주가 나오는 순간 그가 경기를 끝낼 거라고 보는 게 맞았고, 실제 그렇게 경기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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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의고사 때 재미를 본 적이 있다. 폰세의 우천 연기 등판 취소 이슈로 선발이 비었던 9월29일 LG 트윈스전, 정우주가 오프너로 나와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분위기상 포스트시즌과 다름없었던 1위가 걸린 그 경기를 잡았었다.
그리고 정우주는 연습 경기 때도 이닝을 길지 않았지만, 선발로 나와 오프너 출격 연습을 했다. 한화는 2차전 삼성쪽으로 경기가 기울자, 불펜 투수들을 1이닝씩 쭉 투입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게 했다. 4차전 갑작스러운 상황에 등판해 압박을 받는 것보다, 미리 긴장을 풀라는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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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차전을 패하면 '가시밭길'이다. 일단 폰세 카드가 있다고 해도 5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1차전 6실점(5자책점) 무너진 폰세였다. 또 이겨도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채로 강팀 LG를 상대해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과연 한화의 '불펜데이'가 이번 가을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정우주가 길게 가주면 좋다. 그 다음에는 상대팀과 싸우는 걸 보면서, 거기에 맞춰 투수들을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