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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너무나도 아쉬운 패배에 묻혔지만 삼성 라이온즈 '가을 사나이' 김태훈은 또 한번 존재감을 뽐냈다.
김태훈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서 폰세에게 홈런, 김서현에게 안타를 뽑으며 4타수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2차전에서는 와이스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날리며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치렀다.
1,2차전 9타수5안타. 라인업에서 뺄 수가 없는 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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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로 뒤지던 4회말. 김영웅의 스리런 홈런으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2사 후 김태훈이 두번째 타석에 섰다. 2B2S에서 118㎞ 살짝 높은 커브를 거침 없이 들어올렸다. 4-2로 달아나는 솔로홈런. 카운터 펀치에 류현진은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태훈은 폰세 김서현 와이스에 이어 류현진까지 무너뜨리며 여전히 살아있는 '가을사나이'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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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투수들을 상대로 거침 없는 스윙.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할까.
우연한 재발견은 아니다. 만개 시기가 미뤄졌을 뿐이다. 원래 타격에 재능이 있었다. 2군 타격왕 출신에 2군에서 58홈런을 날린 힘과 정교함을 두루 갖춘 선수.
띄엄띄엄 기회 속 조바심이 발목을 잡았다.
"기회가 적을 때 결과가 안 나오면 잘하려고 하니까 더 안 되고, 안 됐을 때 실망감도 더 크고, 그냥 삼진일 뿐인데 너무 여러 개의 문제점을 찾으니까 더 빠져들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하지만 이제는 좀 심플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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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많이 힘들었어요. 시즌 중에는 이석증도 오면서 스트레스가 컸어요. 야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까지 했는데 부모님, 와이프, KT 상철 형, 민섭이 형, 우리 팀 헌곤이 형까지 주위에 진짜 많은 도움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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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이 형 민섭이 형은 좋은 말은 안해주고, 강하게 얘기했어요. 헌곤이 형은 야구에 대하는 자세 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병우 형은 자기 노하우를 전해주셨어요."
부모님과 아내의 존재는 김태훈을 버티게 해준 큰 버팀목이다.
"KT 시절에 부모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지금은 와이프가 곁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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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 중이니까 끝날 때까지 계속 집중해서 하라고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티도 내지 말고 똑같이 하라고… 시리즈 중이라 일부러 특별한 말 안 하는데 1차전 취소된 다음 날 '폰세 턱수염 뽑고 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도 응원하지만 팀이 이기는 걸 정말 좋아해요. 안타 못쳐도 더그아웃에서 파이팅 열심히 하고, 뛰다 빠져도 빨리 옷 갈아입고 나가서 파이팅 하라고 얘기해줘요."
찐 김태훈 팬이자, 찐 삼성 팬인 아내. 넘치는 에너지와 사랑을 받고 오늘도 김태훈은 그라운드에 선다. 망설임 없는 거침 없는 풀스윙의 비결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