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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앞으로 100년이 지난들 또 이런 승부가 나올 수 있을까. 2025 월드시리즈 3차전은 마치 한편의 장편소설처럼 전개됐다. 그리고 그 피 말리는 승부의 끝에서 웃은 건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였다. 야구의 신이 또 다저스의 편을 들어주는 듯하다.
이날 양팀은 9회까지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곧 승패가 결정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누구도 이 승부가 연장 18회까지 이어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양팀의 불펜투수들이 총출동해 특급 피칭을 경쟁하듯 선보였다. 결국 이날 8회부터 연장 17회까지 무려 10이닝 동안 스코어보드의 숫자는 '0'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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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프리먼은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 이후 또 다시 끝내기 홈런을 치며 MLB 사상 최초의 업적을 달성했다. 역대 MLB 월드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을 2회 이상 기록한 최초의 선수였다.
이날 승리가 미칠 파급효과는 대단히 클 전망이다. 양팀은 토론토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1승씩 나눠가진 상태에서 3차전을 치렀다. 승리하는 쪽이 2승1패로 유리해진다. 애초 1승1패 상황에서 3차전 승리팀의 월드시리즈 우승확률은 69.3%(101회 중 70회)다. 평범하게 9이닝 경기만 해도 이 정도로 우승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날 3차전은 '평범한 경기'가 아니었다. 양팀이 가진 자원의 밑천까지 탈탈 털며 벼랑 끝 혈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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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선 토론토도 마찬가지다. 토론토는 선발 맥스 슈어저가 5회말 1사 때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8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나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 역시 이런 경기를 놓치면 시리즈의 주도권을 내줄 수 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불펜진이 엄청나게 소모되긴 했지만, 그래도 다저스는 1승을 추가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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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했을 때와 패배했을 때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월등히 다르다. 짜릿한 승리는 선수들로 하여금 피곤함을 잊게 만든다. 지는 쪽은 정 반대다. 평소라면 '별거 아니야'라고 넘길 수 있는 상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누적된 피로감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LA다저스는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거둔 셈이다. 어쩌면 앞으로 치러질 3차전 이후의 승부는 다소 맥없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손익 계산이 별로 복잡하지 않다. 다저스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시리즈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토론토가 3차전 패배의 상실감을 딛고 있어설 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