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의 '희망고문'이 또 이어졌다. 마치 일부러 약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틸리티맨 김혜성을 또 외면했다. 이러다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가 끝날 때까지 벤치만 지킬 가능성도 있다.
|
로버트 감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순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4차전 패배 후 현장 인터뷰에서 '5차전에 타순 조정을 고려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깊이 고민해보려고 한다. 내일(5차전) 라인업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시행했다.
|
때문에 파헤스가 빠지면 김혜성이 중견수를 맡게 될 가능성이 예상됐다. 또는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고, 발목 상태도 좋지 않은 토미 에드먼 대신 2루수로 깜짝 투입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쓰지 않았다. 외야수 알렉스 콜이 기회를 얻었다.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중견수로 이동했고, 콜은 좌익수 자리를 맡았다. 이 밖에 포수 윌 스미스가 2번타자로 올라오고 그 뒤로 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에드먼(2루수)-맥스 먼시(3루수)-키케(중견수)-콜(좌익수) 순으로 타순이 짜여졌다.
이런 방식은 결국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대주자 원툴'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김혜성은 지난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5차전까지 총 15경기에서 단 1경기에만, 그것도 대주자로 출전했을 뿐이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나 타격 능력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오직 빠른 발 하나만 볼 뿐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과연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대주자 원툴 요원'이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다.
물론 대주자가 경기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도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주자도 있다. 바로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나온 '더 스틸(The Steal)'의 주인공. 다름 아닌 로버츠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 현역이던 로버츠 감독도 테리 프랑코나 감독에 의해 대주자 요원으로 기용돼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
차라리 이렇게 활용도가 떨어지는 대주자 원툴 요원 대신 활용도가 큰 불펜 투수를 엔트리에 넣는 게 나은 방식일 수 있다. 가뜩이나 다저스의 약점은 불펜으로 지적되고 있었다. 좀처럼 활용기회가 오지 않는 김혜성 대신 투수를 넣었다면, 추격조나 패전조 등 어떤 식으로든 활용가능성이 더 클 수 있었다.
특히 지난 3차전이 무려 18회까지 이어진 대혈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혜성을 넣느라 투수 1명을 뺀 게 더 아쉽다. 결국 로버츠 감독의 고집이 부른 사태다. 김혜성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도 못할 노릇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