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불러놓고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로버츠 감독의 계속된 김혜성 외면, 대주자 원툴이라면 차라리 투수를 뽑지

기사입력 2025-10-30 08:29


'사람 불러놓고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로버츠 감독의 계속된 김혜성 외…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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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의 '희망고문'이 또 이어졌다. 마치 일부러 약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틸리티맨 김혜성을 또 외면했다. 이러다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가 끝날 때까지 벤치만 지킬 가능성도 있다.

시리즈 전적 2승2패의 LA다저스는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LA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다. 이 경기가 누구의 승리로 끝나든 최소한 6차전까지는 치러야 하는데, 6~7차전은 다시 토론토 홈인 로저스센터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홈팬들 앞에서 펼치는 올해 마지막 경기이자 월드시리즈 2연패의 향방이 걸린 중요한 결전. 로버츠 감독은 이전과 달리 선발 타순을 상당히 조정했다. 시리즈 내내 타선이 제대로 터지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다저스는 전날 열린 5차전에서도 단 2점을 뽑는 데 그치며 2대6으로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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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저스는 이번 월드시리즈 1~4차전에서 총 17점을 뽑는데 그쳤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은 겨우 0.207에 그쳤다. 반면 토론토는 22점을 뽑아냈다.

로버트 감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순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4차전 패배 후 현장 인터뷰에서 '5차전에 타순 조정을 고려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깊이 고민해보려고 한다. 내일(5차전) 라인업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시행했다.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 내내 타격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앤디 파헤스를 드디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9번 중견수를 맡은 파헤스는 4차전까지 15타수 1안타, 타율 0.067에 그치고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지난 2차전 때부터 파헤스의 선발 기용 문제를 고민해왔는데,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가 5차전이 돼서야 라인업에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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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파헤스의 벤치 대기를 필두로 일어난 타순 전면 조정의 흐름 속에서도 김혜성은 여전히 '논외 대상'으로 취급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파헤스가 빠지면, 김혜성의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혜성은 올해 정규시즌에 중견수로 17경기(선발 9경기)를 치르며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재활 기간 트리플A에서도 중견수로 뛰었다. 당시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외야 수비를 칭찬하기도 했다.

때문에 파헤스가 빠지면 김혜성이 중견수를 맡게 될 가능성이 예상됐다. 또는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고, 발목 상태도 좋지 않은 토미 에드먼 대신 2루수로 깜짝 투입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사람 불러놓고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로버츠 감독의 계속된 김혜성 외…
다저스 SNS캡쳐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쓰지 않았다. 외야수 알렉스 콜이 기회를 얻었다. 좌익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중견수로 이동했고, 콜은 좌익수 자리를 맡았다. 이 밖에 포수 윌 스미스가 2번타자로 올라오고 그 뒤로 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에드먼(2루수)-맥스 먼시(3루수)-키케(중견수)-콜(좌익수) 순으로 타순이 짜여졌다.

이런 방식은 결국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을 '대주자 원툴'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김혜성은 지난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5차전까지 총 15경기에서 단 1경기에만, 그것도 대주자로 출전했을 뿐이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나 타격 능력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오직 빠른 발 하나만 볼 뿐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과연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대주자 원툴 요원'이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다.

물론 대주자가 경기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도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주자도 있다. 바로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나온 '더 스틸(The Steal)'의 주인공. 다름 아닌 로버츠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 현역이던 로버츠 감독도 테리 프랑코나 감독에 의해 대주자 요원으로 기용돼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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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로버츠 감독도 김혜성에게 이런 역할을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극히 드문 경우에나 일어나는 상황이다. 일반적이지 않다. 기회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차라리 이렇게 활용도가 떨어지는 대주자 원툴 요원 대신 활용도가 큰 불펜 투수를 엔트리에 넣는 게 나은 방식일 수 있다. 가뜩이나 다저스의 약점은 불펜으로 지적되고 있었다. 좀처럼 활용기회가 오지 않는 김혜성 대신 투수를 넣었다면, 추격조나 패전조 등 어떤 식으로든 활용가능성이 더 클 수 있었다.

특히 지난 3차전이 무려 18회까지 이어진 대혈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혜성을 넣느라 투수 1명을 뺀 게 더 아쉽다. 결국 로버츠 감독의 고집이 부른 사태다. 김혜성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도 못할 노릇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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