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맛있어?" 김혜성, 왜 로버츠 대굴욕 안겼나…"다저스에서 제일 빠른 주자에 덤벼" 美 대폭소

기사입력 2025-11-01 11:09


"흙 맛있어?" 김혜성, 왜 로버츠 대굴욕 안겼나…"다저스에서 제일 빠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흙범벅이 됐다. AFP연합뉴스

"흙 맛있어?" 김혜성, 왜 로버츠 대굴욕 안겼나…"다저스에서 제일 빠른…
LA 다저스 김혜성.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행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내야 흙을 맛본 뒤 괜찮아 보였다."

어쩌면 LA 다저스의 준우승이 결정될지도 모를 운명의 날. 로버츠 감독은 별안간 다저스에서 가장 발이 빠른 김혜성과 달리기 대결을 제안했다. 월드시리즈 6차전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발상. 로버츠 감독은 자신을 희생(?)해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앞장섰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진행하다 김혜성을 불렀다. 김혜성은 1루 베이스에 발을 붙여 달리기 준비 자세를 취했고, 로버츠 감독은 어드벤티지를 얻어 1루와 2루 사이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김혜성은 조금 더 앞으로 가도 된다는 손짓을 하며 승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달리기 대결 시작. 로버츠 감독과 김혜성이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2루 베이스 근처에서 김혜성이 로버츠 감독을 거의 다 따라잡고, 2루 베이스를 돌아 3루로 향하려던 순간. 로버츠 감독이 철퍼덕 그라운드로 넘어졌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 코치들은 전부 웃음을 터트렸고, 전력 질주하던 김혜성도 웃음을 참으며 로버츠 감독에게 다가와 몸 상태를 살폈다.

로버츠 감독은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한 쪽 다리를 절뚝이는 시늉을 했다. 로버츠 감독이 입은 다저블루 후드티의 앞면은 내야 흙으로 전부 뒤덮였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월드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다저스 선수단의 압박감은 이보다 클 수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이 압박감을 지우기 위해 루키 김혜성과 달리기 대결을 제안했다. 물론 로버츠 감독은 조금 앞선 위치에서 출발했다. 2루를 반쯤 돌아 3루로 향하려 할 때 53살 감도의 얼굴이 땅에 심어졌다.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웃음을 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보였다'고 보도했다.


"흙 맛있어?" 김혜성, 왜 로버츠 대굴욕 안겼나…"다저스에서 제일 빠른…
넘어진 데이브 로버츠 감독. AP연합뉴스

"흙 맛있어?" 김혜성, 왜 로버츠 대굴욕 안겼나…"다저스에서 제일 빠른…
선수들 사이에서 웃고 있는 로버츠 감독. AP연합뉴스
디애슬레틱은 또 '다행히 내야 흙을 맛본 로버츠 감독의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지난달 29일 18이닝 지옥을 경험한 뒤 다저스 선발투수들이 토론토 타선에 빠르게 공략당하면서 시리즈 2승3패로 뒤집힌 팀의 압박감이 완화된 것을 생각해보라'고 덧붙였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 시절 주력이 좋은 선수였다.


디애슬레틱은 '로버츠 감독은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을 뛰면서 234도루를 기록했다.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뛸 때는 34살 나이에 49도루를 기록했다. 그해 도루 6위 기록이었고, 올해라면 메이저리그 공동 선두에 올랐을 것이다. 커리어 통틀어 도루자는 58개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전성기를 맞이한 김혜성을 앞지를 수는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대주자로 단 1경기밖에 나가지 못한 김혜성을 왜 대결 상대로 정했을까. 선발 출전 압박이 있는 선수가 아닌 게 첫 번째겠지만, 기회를 주지 못해도 늘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준 것으로 보인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고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과 대결을 결정한 이유는 쉽다. 김혜성의 스프린트 속도는 다저스에서 가장 빠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와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가디언즈)를 제칠 정도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다. 로버츠의 목표가 팀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것이었다면, 그 임무는 완수했다고 본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과 대결을 마치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몸 상태를 걱정하자 "약을 갖고 있다. 괜찮다. 회복됐다"고 답하며 웃었다.


"흙 맛있어?" 김혜성, 왜 로버츠 대굴욕 안겼나…"다저스에서 제일 빠른…
데이브 로버츠 감독. AFP연합뉴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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