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꿈의 무대 밟았다' 314억 헐값 김혜성 우승 엔딩, 충분히 대단했다…충격 마이너행 버틴 기적

기사입력 2025-11-02 13:34


'와 꿈의 무대 밟았다' 314억 헐값 김혜성 우승 엔딩, 충분히 대단했…
LA 다저스 김혜성. Imagn Images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끝내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에 대수비로 출전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2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연장 11회 극적인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마님 윌 스미스가 4-4 균형을 깨는 결승 솔로포를 터트려 토론토를 울렸다. 다저스는 시리즈 4승3패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혜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2번째로 우승 반지를 낀 선수가 됐다. 역대 최초는 투수 김병현으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혜성은 연장 11회말 2루수 미구엘 로하스의 대수비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 6차전까지 김혜성은 단 한번도 타격과 수비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무려 16경기를 기다린 끝에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다저스가 연장 11회초 5-4로 역전하고 우승 확정하기 위한 1이닝 수비를 책임진 거라 의미가 있었다.

김혜성은 거의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출전하면 임팩트는 확실했다. 김혜성은 지난달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 대주자로 출전해 2대1 끝내기 승리를 확정하는 득점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출전한 2경기 모두 자기 몫을 100% 해내며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2년 최고 2200만 달러(약 314억원) 조건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했을 때 긍정적인 여론은 없었다. 생존이 너무 힘들 게 분명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팀. 1억 달러(약 1430억원)부터 7억 달러(약 1조14억원)까지 초고액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고작 총액 2200만 달러를 받는 김혜성이 생존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우려대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코치진이 스프링캠프 기간 김혜성을 지켜보며 빅리그 투수들을 공략하기엔 무리인 타격을 한다고 판단한 것. 마이너리그에서 일단 뛰면서 타격 개조 작업부터 하도록 시간을 줬다. 구단의 관점에서는 배려였다.


'와 꿈의 무대 밟았다' 314억 헐값 김혜성 우승 엔딩, 충분히 대단했…
LA다저스 김혜성. AFP연합뉴스

'와 꿈의 무대 밟았다' 314억 헐값 김혜성 우승 엔딩, 충분히 대단했…
LA다저스 김혜성. AFP연합뉴스

로버트 반 스코욕 다저스 공동 타격코치는 로스앤젤레스 지역매체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스윙할 때마다 그라운드에서 튀어 오르는 경향이 있었고, 그래서 그가 가진 힘을 다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큰 문제였지만, 전체적인 스윙이 더 기능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지난 5월 토미 에드먼의 부상 이탈로 드디어 빅리그로 콜업됐다. 미국 언론은 '1주일짜리 시한부'라고 김혜성을 평가했지만,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타격을 고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5월 타율 0.422(45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단숨에 신인왕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로버츠 감독은 정규시즌부터 김혜성에게 온전히 1인분을 맡기진 않았다. 플래툰으로 기용하면서 한참 감이 좋았던 김혜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쨌든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정규시즌 끝까지 생존에 성공했다. 71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OPS 0.699를 기록했다. 이후 포스트시즌까지 끝까지 생존에 성공하면서 당당히 우승 반지를 동료들과 함께 꼈다.

김혜성이 다저스의 우승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로버츠 감독이 대주자든 대수비든 필요해서 로스터에 남겼고 단 2번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살렸다.

김혜성의 빅리그 데뷔 시즌은 물음표가 가득했고, 또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면서 불안했으나 힘든 시간을 버텨 기적을 썼다. 메이저리그 괴물팀 다저스의 우승 멤버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빅리그 첫해 김혜성은 충분히 대단한 1년을 보냈다.


'와 꿈의 무대 밟았다' 314억 헐값 김혜성 우승 엔딩, 충분히 대단했…
LA 다저스 김혜성이 동료들과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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