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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미국에 진출한 뒤로 야구를 즐기지 못했다. 그런데 (월드시리즈 7차전 불펜등판)그 순간, 순수했던 시절의 야구 소년이 눈을 떴다."
이번 월드시리즈 7차전에는 정말 많은 것이 담겼다. 다저스는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3연패 이후 25년만의 월드시리즈 2연속 우승을 이뤄슌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캐나다 연합군을 상대로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사사키 로키로 이어지는 일본인 3총사가 우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주인공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오타니가 아니었다. 위기에 처한 팀을 위해 감연히 마운드에 오르는 진짜 에이스의 마인드, 야마모토는 학창시절 고시엔에서조차 보여준 적 없는 간절함으로 팀의 승리를 완성했다. 그것도 2승3패로 몰렸던 다저스의 기적 같은 뒤집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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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야구를 막 시작했을 때, 처음 마운드 위에 섰을 때 내 머릿속엔 메이저리그는 커녕 일본프로야구(NPB)도 없었다. 그저 우리팀엔 투수가 없었고, 던질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하루하루 버티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 소년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영웅? 구세주? 그런 생각은 집어치워! 그냥 던져!'라고 말하고 있었다."
야마모토는 앞서 연장 18회 혈투를 치른 3차전 때도 하루전 2차전을 완투하고도 등판을 자처해 로버츠 감독을 놀라게 했다. 그때는 18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결승홈런이 터지면서 야마모토의 등판이 이뤄지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마지막날 등판에 대해 "6차전이 끝난 직후부터 7차전을 준비했다. 몸도 치료하고, 혹시라도 모를 등판을 위해 연습도 했다"고 했다. 개인 트레이너의 조언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 등판이란 생각에 감사 인사를 드렸다. 사실 7차전에 던질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내일 불펜에서 던질 수 있을 정도로만 컨디션을 만들어보자'고 하더라. 불펜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동의했다. 경기를 치르기 직전까지 치료를 받았고, 몸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내가 마운드 위에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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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야마모토가 포스팅을 통해 미국으로 떠날때, 원 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는 "많이 그리울 거야.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히 있다"라면서도 "그래도 역시,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야마모토가 보고 싶다"며 뜨거운 응원을 전했다.
"가라, (야마모토)요시노부,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일본 최강이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해줘"라던 오릭스의 응원은 마침내 하늘 끝까지 닿았다. 오타니에 이어 야마모토가 또한번 '일본 야구 최고는 곧 세계 최고'임을 증명했다.
"내 커리어가 끝났을 때 이번 월드시리즈에서의 모습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위기에 처한 팀을 위해 야마모토가 공을 던졌다,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하다. 팀이 벼랑끝에 몰렸는데 '팔이 아프니까' 따위의 이유로 외면하는 선수가 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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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