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왕조가 세워졌다", 누가 만든 전력인데...오타니의 희생과 헌신, "내년에도 WS 우승 1순위"

기사입력 2025-11-03 17:07


"다저스 왕조가 세워졌다", 누가 만든 전력인데...오타니의 희생과 헌신…
LA 다저스 선발 4인방이 지난 2일(한국시각)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Imagn Images연합뉴스

"다저스 왕조가 세워졌다", 누가 만든 전력인데...오타니의 희생과 헌신…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시리즈 3차전서 7회말 홈런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탠 주역 5명을 꼽아보자.

우선 정규시즌서 투타에 걸쳐 완전체로 돌아온 오타니 쇼헤이를 1위에 올려 놓아야 한다. 타자로 55홈런, 102타점, 146득점, OPS 1.014를 때렸고, 6월 마운드에 복귀해 14경기에서 47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87, 62탈삼진을 올렸다. 투타 합계 fWAR은 9.4로 NL 1위. 생애 4번째이자, 3년 연속 및 다저스 이적 후 2년 연속 MVP를 사실상 확정했다.

포스트시즌서는 들쭉날쭉했지만, 와일드카드시리즈(WCS) 1차전(2홈런, 3타점), NLCS 4차전(3홈런, 3타점), 월드시리즈(WS) 3차전(2홈런, 3타점)서 불방망이를 터뜨렸고, 투수로는 디비전시리즈(DS) 1차전(6이닝 3안타 3실점 승), NLCS 4차전(6이닝 2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승)서 빛나는 투구를 벌였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친 우승 공헌도를 따진다면 단연 1위다.


"다저스 왕조가 세워졌다", 누가 만든 전력인데...오타니의 희생과 헌신…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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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크 스넬. UPI연합뉴스
그 다음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설명이 필요없는 WS MVP다. 정규시즌서 30경기에 등판해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우며 12승8패, 평균자책점 2.49, 201탈삼진을 올렸다. WS 3경기서 17⅔이닝을 던져 3승, 평균자책점 1.02를 마크했다. 포스트시즌을 통틀어서는 6경기에서 37⅓이닝을 투구해 5승1패, 평균자책점 1.45를 올렸다.

좌완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초 어깨 부상 때문에 4개월이나 자리를 비웠지만, 8월 복귀 후 호투를 이어가며 정규시즌을 11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35로 마무리했고, 포스트시즌서도 6경기에 나가 3승2패, 평균자책점 3.18, 41탈삼진을 기록했다. WS 1,5차전서 각 5실점하며 패전을 안았지만, 최종 7차전서 구원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무엇보다 WCS 1차전(7이닝 4안타 2실점), DS 2차전(6이닝 1안타 무실점), NLCS 1차전(8이닝 1안타 무실점)서 보여준 완벽한 피칭은 가을야구 1선발다웠다.

또 다른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도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21⅓이닝을 15안타 6실점 평균자책점 1.69로 막아내며 제 몫을 했다. WS 6차전서 3-1로 쫓기던 9회말 무사 2,3루서 등판해 공 3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처리하고 세이브를 올린 것이 백미였다.

정규시즌 막판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서부지구 우승에도 큰 힘을 보탰다.


"다저스 왕조가 세워졌다", 누가 만든 전력인데...오타니의 희생과 헌신…
윌 스미스가 월드시리즈 7차전서 연장 11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때리고 포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리고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1회 결승 홈런의 주인공인 윌 스미스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포수로 정규시즌서 1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 17홈런, 61타점을 올렸고, 포스트시즌서는 우승 확정 홈런을 포함해 2홈런, 8타점, 8득점을 마크했다. 특히 그는 손부상에 벗어난 뒤 DS 3차전부터 선발 마스크를 쓰고 WS 7차전까지 13경기 연속 전이닝을 소화하는 투혼도 발휘했다. 막강한 다저스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그렇다면 오타니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이후 다저스와 장기계약을 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오타니는 2023년 12월 다저스와 협상을 하면서 총액의 97%인 6억8000만달러를 계약기간이 끝난 뒤 10년에 걸쳐 나눠받기로 했다. '지급 유예(deferrals)' 조항을 스스로 의견을 내 계약서에 넣었다. 자신이 있는 동안 우승 전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재정적 여유를 부여한 것이다. 연평균 7000만달러를 한꺼번에 부담하면 필요한 전력을 데려올 수 없으니, 연간 6800만달러를 10년 뒤에 받기로 했다.


"다저스 왕조가 세워졌다", 누가 만든 전력인데...오타니의 희생과 헌신…
타일러 글래스나우. AFP연합뉴스
다저스는 그 직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글래스나우를 트레이드해와 5년 1억3656만달러에 연장계약으로 묶었고, 야마모토를 포스팅을 통해 투수 역대 최고액인 12년 3억2500만달러에 영입할 수 있었다.

1년 후인 작년 12월엔 FA 스넬을 5년 1억8200만달러에 데려왔고, 앞서 작년 3월에는 스미스와 10년 1억4000만달러에 장기 연장계약을 추진해 시즌을 앞두고 계약을 체결했다. 주력 선발 3명과 주전 포수를 오타니 계약 이후에 확보했다는 얘기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5홈런, 13타점을 올린 거포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작년 12월 3년 6600만달러에 영입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 물론 이들 중 스넬, 스미스, 에르난데스도 지급 유예 조항을 넣음으로써 오타니와 행보를 같이 했지만, 그 규모는 모두 총액의 3분의 1 수준으로 오타니에 비할 바는 안 된다.

안 그래도 다저스는 사치세를 많이 내야 한다. 작년 1억30만달러의 사치세를 낸 다저스는 올해는 약 1억6700만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이 지급 유예를 해준 덕분에 그나마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오타니의 액면 연봉 7000만달러는 지급 유예 조항에 따라 사치세 계산시 약 4600만달러로 산입된다.

미국 주요 스포츠 베팅업체인 'BetMGM'과 'DraftKings' 모두 내년에도 다저스를 가장 유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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