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65승, ERA 3.77' 이렇게 고생하고도 겨우 2년 계약? '역수출품 1호' 켈리는 왜 저평가되나

기사입력 2025-11-05 10:01


'7년 65승, ERA 3.77' 이렇게 고생하고도 겨우 2년 계약? '…
텍사스 레인저스 메릴 켈리가 지난 9월 11일(한국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선발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가 역수출한 첫 사례로 각광받아 온 메릴 켈리가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기대만큼 '많은 돈'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5일(한국시각) '카일 터커, 보 비슌, 딜런 시즈 등 FA들은 이번 오프시즌 어떤 계약을 할까?'라는 코너를 마련해 주요 FA들의 랭킹과 예상 계약 규모를 제시했다.

매체는 켈리를 전체 20위, 선발투수 9위에 올려 놓으며 예상 계약 규모를 2년 4600만달러로 제시했다. 박한 평가가 아닐 수 없다.

루카스 지올리토(19위, 3년 5700만달러), 셰인 비버(18위, 3년 6300만달러), 마이클 킹(16위, 3년 7500만달러), 존 플레허티(15위, 4년 7800만달러) 등 커리어와 올시즌 성적에서 더 나을 것이 없는 선발투수들이 켈리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예상이 나와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결국 나이다. 1988년 10월 생인 켈리는 37세로 이들보다 6~7세가 많다. 계약기간이 2년 밖에 안 되는 이유다.


'7년 65승, ERA 3.77' 이렇게 고생하고도 겨우 2년 계약? '…
메릴 켈리. AFP연합뉴스
기사를 쓴 팀 통계 전문 브리튼 기자는 켈리에 대해 이같은 예상을 이유로 '선발투수 시장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는 세스 루고가 지난 여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맺은 2년 4600만달러 연장계약이다. 해당 계약은 루고의 36세 및 37세 시즌을 커버하며 켈리와 같은 투수에게는 모범이 될 만하다'면서 '켈리는 올시즌 루고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루고가 사이영상 2위에 오른 지 1년 만에 뒤처지는 성적을 냈지만, 켈리가 루고의 계약과 아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89년 11월 생인 루고는 켈리보다 한 살이 어리다. 그는 작년 33경기에서 206⅔이닝을 던져 16승9패, 평균자책점 3.00을 올리며 A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고, 올시즌에는 26경기에서 145⅓이닝을 투구해 8승7패, 평균자책점 4.15로 주춤했다. 그는 지난 7월 말 '2년 4600만달러, 3년째는 17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의 조건에 연장계약을 했다.

켈리는 애리조나 시절인 2022년 4월 초 2년 1800만달러 및 3년째 7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조건으로 연장계약을 했다. 켈리가 2022년(200⅓이닝, ERA 3.37), 2023년(177⅔이닝, ERA 3.29) 선발투수로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자 애리조나 구단은 2025년 옵션을 실행했다. 이 계약이 올시즌을 끝으로 종료된 것이다.


'7년 65승, ERA 3.77' 이렇게 고생하고도 겨우 2년 계약? '…
메릴 켈리가 애리조나 시절인 2023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켈리는 KBO에서 4년을 활약한 뒤 2018년 12월 애리조나와 2년 550만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2021년과 2022년에 대해 구단이 옵션을 걸었고, 켈리가 만족스러운 활약을 이어가자 두 옵션이 모두 실행됐다. 그리고 2022년 시즌 개막과 함께 연장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켈리는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애리조나와 협상을 벌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얘기다. 애리조나의 조건을 받아들이며 올해까지 7년을 활약했다고 보면 된다.

이 기간 그가 받은 누적 연봉은 약 3660만달러에 불과하다. 한 번도 1000만달러를 받아본 적이 없다. 통산 172경기에서 1008⅓이닝을 던져 65승53패, 평균자책점 3.77을 올리고 월드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24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2.25를 올린 투수를 애리조나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헐값'에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켈리는 올시즌 애리조나에서 22경기에 등판해 9승6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한 뒤 지난 여름 텍사스로 트레이드됐다.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했던 텍사스의 요청에 의해 팀을 옮겼지만, 1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32경기에서 184이닝 12승9패, 평균자책점 3.52, 167탈삼진.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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