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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에서 레이예스를 바꿀 용기가 있을까?"
롯데에 '관심'을 보인 주인공은 불과 2년전 메이저리그 올스타 유격수로 활약했던 올랜도 아르시아.
시즌 중반 이후 롯데는 외국인 타자 만큼은 레이예스와의 재계약으로 향하는 듯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만큼 쳐주는 타자가 어디 있나"'라며 거듭 신뢰를 보냈다.
2년 연속 전 경기를 소화한 철인의 모습 역시 호평일색지만,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피로도가 쌓인 선수. 고질적인 허벅지 부담으로 인해 외야수로서 수비 범위도 좁은데, 지명타자 출전마저 급격히 늘었다. 전체 타석(643타석) 중 19.2%(124타석)의 지명타자 비율은 올해 각 팀의 주요 외인타자들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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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형 감독이 레이예스와의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본 이유는 따로 있다. 구단 측이 약속한 FA 영입에 대한 기대였다.
레이예스는 한 시즌 활약에 대한 계산이 서는 타자다. 박찬호처럼 꾸준히 판을 깔아줄 선수, 강백호 처럼 짝을 이룰 만한 좋은 중심타자가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여지가 있다.
또 외국인 타자 영입과 국내 무대 적응, 활약상은 투수보다 훨씬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레이예스 정도면 재계약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그 한계도 명확하다. 김태형 감독은 "나보다는 구단에 물어봐야할 것 같다. 레이예스 만한 타자를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바꿔도 좋지만, 더 좋은 타자를 데려올 자신이 있는지를 묻는 것.
한마디로 레이예스의 교체는 롯데 입장에선 '도박'이다. 무난한 활약상이 예상되는 선수가 있는데, 그 대신 영입한 새로운 선수가 '폭망'하면 어떻게 될까. 이미 올 한해 데이비슨-벨라스케즈 교체를 통해 많은 비난을 받은 구단 입장에선 레이예스의 교체는 엄청난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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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외국인 타자 2명' 카드는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이다. 박세웅과 나균안마저 아쉬웠던 올해를 돌아보면, 현 시점에서 롯데는 내년 시즌 확정된 선발투수가 한명도 없는 팀이다.
1994년생인 아르시아는 커리어만 보면 '이 선수가 한국에 왜?'라는 생각이 들 만큼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2년 전인 2023년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당당히 뽑혔던 선수고, 빅리그 통산 1014경기 3245타석을 소화했다.
타율은 2할3푼9리로 썩 좋지 않지만, 두자릿수 홈런 시즌이 4차례나 된다. 빅리그 통산 홈런수가 무려 90개, 2023~2024시즌 2년 연속 17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트리플A가 아니라 빅리그에서 이 정도 성적을 낸 타자가 한국에 오는 그림은 상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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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교함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다. 또 이만한 선수의 한국행 논의은 그만큼 최근 폼의 추락을 의미한다. 지난해까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주전 유격수였지만, 올 한해 두차례(애틀랜타, 콜로라도 로키스) 방출을 경험했다. 아르시아가 방출된 자리를 꿰찬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다.
롯데가 올 한해 벨라스케즈로 인해 겪은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왕년의 명성을 되찾고, 재기를 꿈꾸는 메이저리거'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앞서 '월드시리즈 우승 유격수' 에디슨 러셀(전 키움 히어로즈) 역시 한국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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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액 FA 영입이든, 레이예스의 교체든 어렵게 영입한 '우승청부사'의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스스로의 선택을 책임질 '용기'가 구단에게 있느냐가 관건이다.
롯데 구단은 아르시아의 SNS 팔로잉에 대한 문의에 "영입을 논의한 적 없다"고 답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