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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많이 비싸기는 한데...
결론은 항간에 떠돈 소문보다는 80억원이었다. 박찬호는 18일 두산 베어스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일찌감치 두산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건 알려졌는데, 시간이 걸렸다. 구단 수뇌부가 일본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 참관을 위해 자리를 비워 늦어진 점도 있었지만, 그 전에도 시간을 지체됐다.
이유가 있었다. 80억원 큰 틀은 맞춰져 있었다. 문제는 세부 조건 조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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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장도 보장인데, 정말 충격적인 건 계약금 규모다. 여기서 박찬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계약금은 FA 계약에서 '갑'이 누릴 수 있는 최고 상징이다. 한꺼번에 일시불로 받는 돈이다. 연봉이 높으면 매달 그 돈을 나눠 받기에 잘 모이지 않는다. 반대로 계약금을 한 꺼번에 받으면 그 목돈으로 뭐라도 할 수 있다. 아파트를 살 수도 있고, 어디든 투자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선수들은 계약금 비중이 높아지는 걸 선호한다. 물론 구단도 이를 다 들어주지는 못한다. 쓸 수 있는 예산이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80억원 중 계약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세금을 뗀다 하더라도 강남, 잠실 인근 근사한 아파트는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다. 가족이 있으니, 박찬호에게 중요한 요소였을 듯. 실제 박찬호의 협상이 길어진 건 이 계약금 비중 때문이었다고 한다. 경쟁을 벌인 KT도 최대한의 계약금을 제시했지만, 50%가 훌쩍 넘는 두산의 파격 대우를 이길 수 없었다. KT 제시액이 두산과의 협상에 날개를 달아줬을 수도 있다. '저기서 저만큼 준다는데' 식의 협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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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정성이라고 해야할까, 앞으로 대어급 선수들을 영입하려면 각 구단들이 목숨 걸고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신호탄이라고 해야할까. 100억원 계약보다 충격적이고 놀라운 50억언 계약금의 실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