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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간절한 키움 히어로즈. 이적생 안치홍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어깨가 무거워졌다.
송성문도 비교적 늦게 꽃을 피운 케이스다. 2015년 고졸 신인으로 입단했지만, 초반에는 기량도 커리어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선수였다. 의욕이 앞서서 경기 도중 의도치 않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상무 전역 후 조금씩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야구에도 눈을 떴다. 2022시즌 첫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후, 지난해부터 최근 2시즌 동안은 거의 리그를 씹어먹는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실력도, 태도도 성숙해진 송성문은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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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선수 전체 기준이라 두산과 동일한 평균 연령이지만, 실제 경기에 뛰는 1군 선발 라인업을 비교해보면 키움이 독보적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세 선수들이 선발 투수, 불펜, 주전 야수로 가리지 않고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신인들에게는 최고의 팀이다.
그러나 송성문은 "선수들이 라인업에 꽉 차있는 팀은 1군에서 한 타석 나가고, 1군에 등록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보니 20세 선수들도 1군에 쉽게 올라오고, 타석에 자주 나간다. 그러다보니 1군 출장을 당연한 선수처럼 해동하거나 태도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야구장에서 그런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한다. 계속 발전해야 하는데, 실책을 범하더라도 아쉬워하지도 않는 게 보인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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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이 아닌 선배로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쓴소리다. 송성문은 특정 선수들을 꼽지는 않고 "2025년 새롭게 팀에 들어온 야수들"이라며 신인급 야수들을 향한 메시지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그런 송성문마저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진행 중인 송성문은 조건이 나쁜 수준이 아니라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할 예정이다.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에 송성문까지. 팀의 주축 선수들이 계속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사실 키움 내부적으로는 평균 연령이 지나치게 낮다보니 선수단 질서와 분위기가 흐려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여기에 송성문까지 떠나면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이 완전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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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안치홍에게는 프로 인생 최초의 미션이다. KIA 타이거즈부터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치면서 최고참급 역할을 맡아본 적은 없다. KIA에서는 막내급이었고, 롯데와 한화에서는 이미 팀의 기강을 잡는 고참들이 건재했고 그는 중간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20대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키움에서는 또 다르다. 송성문마저 떠난다면, 어린 선수들을 끌어나갈 확실한 리더가 필요한 키움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