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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돈 문제는 크게 없을 거라 얘기했었는데...
현재 시장에 남은 9명의 선수들은 '미아'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론 '미아'까지는 아니더라도 결국 원소속팀과 합의 끝에 도장을 찍을 선수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다른 팀에서 오퍼를 받거나, 은퇴를 하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 팀에 필요한 선수들이다. 다만, 단 번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FA라는 점을 봤을 때, 현재 상황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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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번 비시즌 주전급 포수 박세혁과 수비에서 건실한 장승현을 영입했다.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민호 계약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별개의 일이 될 수 없었다. 마치 강민호가 떠나는 상황을 준비하는 것처럼. 아니면, 협상이 어려워질 걸 대비하는 것처럼.
삼성 입장에서는 40세를 훌쩍 넘긴 강민호가 앞으로 올해처럼 풀타임으로 마스크를 쓰지 못한다고 가정하면, 긴 계약 기간과 큰 돈을 안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게 프로로서 냉철한 판단이다. 그래서 박세혁과 장승현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프로 인생 마지막 FA 계약이 될 수 있는데 '헐값'에 계약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직 자신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느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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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올시즌 중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선수 계약 시장을 주도하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다. 곧바로 "강민호가 마지막 FA로 얼마나 많은 돈을 원하기에 리코와 손을 잡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강민호는 곧바로 "돈을 더 받겠다고 에이전트 교체를 한 게 아니다. 나도 많이 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 선수 생활 후 미국 연수 등 미래를 생각하고 에이전트를 교체한 것"이라고 항변했었다.
그런데 협상이 계속 길어지니, 무슨 이유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서로를 원하고 있다. 결국 마지막 돈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여러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강민호가 자신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금액 기준선에서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 4번째 FA라는 상징성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헐값 계약이라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그 정도도 안되는, 상상 이하의 조건에 도저히 도장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계약 기간과 금액은 어느정도 합의가 됐는데 옵션 지우기로 마지막 심리전을 펼치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베테랑 선수들일수록 보장 계약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와의 협상에서 그 사례를 보여줬다. KIA는 마지막까지 1+1년을 고수했다. 2년을 채울 시 총액은 삼성의 26억원보다 많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