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3차전. 삼성 선발 원태인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금도 리그 최고지만, 완벽을 향한 에이스의 도전은 끝이 없다.
FA 자격취득을 1년 남긴 국내 최고 토종 선발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6)이 '완벽'을 향해가고 있다.
리그 최고 제구력을 보유한 파이어볼러. 구종도 다양하다. 흠 잡을 데가 없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아쉽다. 스피드업도 하고 싶고, 구종도 더 늘리고 ?럽? 중대한 2026 시즌을 앞두고 쉴 틈이 없는 이유다.
해외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원태인은 지난해 말 유튜브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직구,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는 데 이번에 투심을 장착했다. 던질 수 있는 공이 6개 구종"이라고 설명했다. 질문하던 윤석민이 깜짝 놀라 "야구 재미있게, 마구마구 하는구나. 공을 가지고 노는구나"라며 감탄했다. 슬라이더 장인이었던 윤석민은 "커터는 수직이 있으면 안된다"며 '밀슬(밀려 들어가는 슬라이더)'에 대해 원태인과 투수끼리 알 만한 심도 있는 구종 토크를 이어갔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22/
원태인의 주무기는 당초 체인지업이었다. 하지만 상대 타자의 노림수가 강화되자 슬라이더와 커터 장인들에게 조언을 구해 반대궤적의 구종을 강화했다. 현재는 슬라이더(26.6%)와 체인지업(20.2%) 구사 비율이 1대1에 가깝다. 여기에 커브(6.7%), 커터(3.9%)를 섞는다. 최원태 선배 등에게 물어 새로 장착한 투심패스트볼은 0.2%로 미미했지만 평균 스피드는 포심보다 살짝 더 빠르다. 새 시즌에는 투심을 실전화 하며 비중을 늘려갈 예정.
안방인 라이온즈파크에서 유독 강한 원태인으로선 투심 패스트볼을 더하면 땅볼 유도비율을 늘릴 수 있다. 원태인의 2025시즌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은 0.92였다. 라이온즈파크에서도 0.95로 큰 차이는 없었다.
투심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하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구종 효율성이 더 좋아질 전망.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1차전.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최원태가 원태인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9/
스피드 업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고교 때부터 파이어볼러가 목표라 매년 145㎞→150㎞→155㎞씩 끌어올리려고 했다"는 원태인은 "굳이 더 늘릴 필요가 있느냐는 형들의 조언을 들었지만, FA가 가까워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지난 연말 서울 올라왔을 때 아카데미를 찾아 스피드를 늘리는 운동법을 물어봤다. 거기서 말하는 거랑 제가 생각하는 게 맞아떨어지길래 지금도 계속 운동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힘든 상태였던 포스트시즌애도 계속 150㎞가 나왔는데, 시즌 중 힘 좋을 때 던지면 더 올라갈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부상 위험 있으니 욕심내지는 않되 스텝업은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5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이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원태인이 미소 짓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08/
완벽을 향한 원태인의 시지프스 같은 노력에 놀란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20승 하려는 거냐"고 웃으며 "지금도 놀라운 꾸준함의 대명사로 제구력과 6개 변화구에 155㎞를 던지면 야마모토랑 1,2선발을 다퉈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감탄했다.
끊임 없이 다른 투수의 좋은 밸런스와 구종을 연구해 매 시즌 성장하고 있는 특급 에이스. 투심까지 6개 구종을 이미 장착한 원태인이 목표인 평균 150㎞까지 달성하면 외인 에이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골든글러브 경쟁도 충분히 가능하다.
빅리그 진출의 꿈이 강력한 동기부여로 완벽함을 만들고 있는 상황. 2026시즌 우승을 노리는 삼성으로선 반가운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