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떠난 클레이튼 커쇼가 WBC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사진=USA Baseball 공식 X 계정
클레이튼 커쇼가 작년 토론토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서 연장 12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공식 은퇴한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베이스볼클랙식(WBC)에 출전한다.
미국 야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X 계정을 통해 "클레이튼 커쇼! 3차례 월드시리즈 챔피언이자 11차례 올스타, 3차례 사이영상 수상, 2014년 NL MVP에 빛나는 그가 드디어 WBC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WBC는 오는 3월 5일 막을 올리며, 미국은 조별 라운드 B조 소속으로 3월 7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브라질과 첫 경기를 치른다.
클레이튼 커쇼가 작년 토론토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서 연장 12회 2사 만루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린 클레이튼 커쇼. AP연합뉴스
커쇼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마지막으로 오른 건 지난해 10월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이다. 당시 커쇼는 5-5로 맞선 연장 12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네이선 루카스를 2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다. 다저스 연장 18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6대5로 승리했다.
이후 약 4개월 여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커쇼는 앞서 2023년 WBC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보험 문제로 소속 구단 및 보험사의 이견이 풀리지 않아 출전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거가 아닌 미국 국적의 야구선수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꿈을 이번에 이루게 됐다.
커쇼는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다시 공을 잡는다는 점에 대해 별로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커쇼는 MLB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10~12일 전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괜찮을 것 같다"며 컨디션을 소개했다.
이어 "감독님한테 난 단지 보험용(insurance policy)으로 던지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 휴식이 필요하거나 내가 연달아 던져야 하거나 전혀 던질 필요가 없다면 그냥 거기에 있을 것이다. 대표팀의 일원이 되고 싶을 뿐"이라며 "오랜 전부터 위대한 일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미국 대표팀은 정말 근사하고, 위대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함께 포즈를 취한 커쇼와 오타니. AFP연합뉴스
클레이튼 커쇼가 작년 토론토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서 연장 12회를 막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다저스에서 지난 2년간 동료로 한솥밥을 먹은 일본 오타니 쇼헤이와의 맞대결에 대해 커쇼는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던져야 한다면 정말 뭔가 크게 잘못될 것 같다. 일본 타자들을 아웃시킬 투수는 나 말고 많다"고 했다. 일본전 등판은 다른 투수에게 맡기라는 얘기다.
미국은 지난 5차례 WBC 중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2017년 대회다. 직전 대회인 2023년에는 결승에서 오타니가 투타를 이끈 일본에 패해 준우승을 머물고 말았다. 이 때문인지 미국은 역대 최강의 전력을 꾸려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대표팀 면면은 그야말로 '드림팀'이다. 홈런왕 애런 저지, 칼 롤리, 카일 슈와버가 타선을 이끌고, 폴 스킨스와 태릭 스쿠벌, 두 현존 사이영상 투수가 원투 펀치로 던진다. 로간 웹, 조 라이언, 클레이 홈즈, 메이슨 밀러 등 정상급 투수들이 총출동한다. 다만 커쇼는 WBC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커쇼는 LA 다저스에서 커리어를 모두 보냈다. 통산 223승96패, 평균자책점 2.53, 3052탈삼진을 마크했고, 1번의 MVP와 3번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올스타엔 11번 선정됐다.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20, 2024, 2025년)이 그가 가장 영광스럽게 여기는 성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