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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시비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전훈 명단 제외는 기회 박탈"
박준현을 포함한 키움 선수단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구단 1차 동계 훈련지 대만으로 떠났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을 받은 천안북일고 출신 박준현은 최고 시속 157㎞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다.
박준현과 같은 학년인 A 학생 측은 지난해 5월 박준현에게 폭력을 당했다며 신고했다.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그 당시 박준현에게 '조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 처분 결과를 바탕으로 박준현은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를 신청할 수 있었고,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가 '조치 없음' 처분을 취소하고 '1호 처분'인 서면사과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호 처분은 1∼9호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폭력의 심각성이나 고의성이 낮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처분 수위는 낮지만, 학교 폭력 사실 자체는 인정됐다는 의미다.
박준현 측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지난 8일이 기한이었던 서면사과를 이행하지 않았다.
만약 서면 사과를 했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징계 수위를 참작해 박준현이 프로야구 선수로 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을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서는 '서면으로 사과하고 털고 가는 게 낫다'고 조언한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준현 측은 학폭 행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꼬리표를 달고 프로 생활을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행정 소송까지 가서야 진실 공방의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은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전망이다.
박준현은 법원 판단에서 결과가 뒤집힌다면 '학폭 연루'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충남교육청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상당한 부담을 안고 프로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키움 구단이 박준현을 캠프에 동행하기로 한 이유는 '무죄 추정 원칙'이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프로 입단 전인 고교 시절 발생한 일이고,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시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캠프 명단에서 제외하는 건 구단에서 징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키움 구단은 대만 전지훈련에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8명의 신인 선수를 데려간다.
1∼2명 정도 동행하는 다른 구단의 사례를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박준현을 포함해 신인 선수를 대규모로 캠프 명단에 포함한 것은 이들을 즉시 전력으로 기용할 수 있을지 판단하고자 하는 현장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규모로 신인 선수가 동행하는 가운데 전체 1번 지명 선수인 박준현을 제외하고 훈련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구단의 결정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다.
비록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라고 해도, 재심을 통해 징계 처분이 내려진 상황에서 구단이 선수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소한의 법적 결론이 나오기 전에 전지 훈련 동행을 결정한 것은 추후에 비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키움은 잠재적인 리스크를 안은 채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4bun@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