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미오시마(일본)=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진짜 솔직하게 말해서 쪽팔려요. 29살이나 됐는데 한 것도 없고, 사고만 치고."
KIA 팬들은 동점 내지는 역전까지 가능했던 절호의 기회에서 주루사를 저지른 박정우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박정우는 팬들이 보낸 SNS 메시지를 다 읽고 굳이 대응하는 바람에 일을 키웠다. 팬이 선수에게 무차별 욕설과 폭언을 하는 것도 분명 문제지만, 박정우도 프로선수로서 걸맞지 않은 행동을 했다.
2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박정우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다. 잔류군에 있으면서 그때 세상과 단절하면서 지낸 것 같다. SNS도 다 지웠다. 내가 또 욱하는 그런 성질이 있어서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힘줘 말했다.
|
|
그는 이어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그런 일이 생겨서 많이 혼났다. 아빠는 '이제 얼굴 못 들고 다니겠다'고 했다. 주위에서 다 말하고, 뉴스에도 다 나오니까. 엄마한테도 좀 많이 혼났다"고 덧붙였다.
몸이 아파서, 성적이 안 좋아서면 몰라도 문제를 일으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잃는 것은 더 고통스러웠다.
박정우는 "야구가 더 간절해졌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1군에서 경기도 더 많이 나오고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으니까. 사실 매일매일 야구를 하는 사람인데, 그렇게 됐으니까. 지금도 생각나고, 자다가도 몇 번씩 생각 난다. 자다가 이불도 차고"라며 여전히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KIA 주전 우익수는 여전히 나성범이지만, 올해는 부상 방지 및 관리 차원에서 지명타자를 병행할 예정이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휴식을 취할 때 기용할 백업 외야수가 필요한데, 코치진은 박정우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길 바라고 있다.
박정우는 "코치님들께서 어필을 잘하라고 하셨다. (김)주찬 코치님께서 '(나)성범이가 지명타자로 가면, 네가 1번타자 우익수로 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네가 지금 그렇게 야구해서는 안 된다'고 계속 이야기하신다. (김)연훈 코치님께서도 우익수로 나갈 수도 있고, 수비가 중요한 상황에서 나갈 수 있으니까 준비하라고 하셨다. (고)영민 코치님도 내가 필승조라고 하셔서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기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고 위해 이를 악물었다.
KIA에서 가장 친한 형이었던 박찬호가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하면서 남은 등번호 1번을 물려받았다. 더는 그라운드에서 창피하고 싶지 않은 의지다.
박정우는 "사실 (박)찬호 형이 밤마다 전화를 해서 떠난 것 같지 않긴 하다. 찬호 형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형이고, 작년에 그런 일이 있어서 사실 내가 1번을 단다고 욕을 또 들었다. 찬호 형만큼은 내가 못하니까. 솔직히 지금 올해 150안타 이렇게 치진 못하겠지만, 찬호 형처럼 나도 성장하고 싶어서 1번을 달았다. 찬호 형이 '왜 너냐. 그렇게 사람이 없냐'고 해서 '형의 무게는 내가 지겠다'고 했다"며 1번의 기운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
아마미오시마(일본)=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