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장 빛난 우완 윤대경, 이글스 떠났지만 그의 야구는 계속된다

기사입력 2026-02-14 06:10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프로 선수 13년 경력을 마감한 윤대경은 경기도 시흥의 한 야구 아카데미에서 엘리트 학생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되면 지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구 관련 일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사진제공=윤대경 코치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코치 윤대경은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윤 코치. 사진제공=윤대경 코치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윤대경은 한화 암흑기인 2022년 선발 투수로 가장 빛나는 시간을 보냈다. 박재만 기자

이력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1m80-77kg.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수로 입단해 강한 어깨를 눈여겨본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투수가 됐다. 그러나 삼성에서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일반 사병으로 군 복무 중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9년 2월 병역 의무를 마치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독립리그인 BC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불펜투수로 던졌다. 그를 주시하던 한화 이글스가 움직였다. 그해 7월 한화 선수가 됐다. 2020년 1군에 데뷔해 6년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말, 한화는 소속 선수 6명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그의 이름도 명단에 있었다. 매년 신인 선수 100여명이 프로에 진입하면 비슷한 인원이 자리를 내줘야 한다.

통산 16승15패16홀드, 182탈삼진, 평균자책점 4.44. 우완 투수 윤대경이 한화 소속으로 177경, 259⅓이닝 동안 1150타자를 상대해 올린 성적이다. 살짝 밋밋해 보이는 기록이지만, 한화 팬들의 체감 지수는 다르다. 윤대경은 2022년, 한화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빛났다. 최약체팀 한화 선발 투수로 당당하게 자존심을 지켰다.

아이러니하게도 한화가 암흑기를 지나 도약하자 기회를 잃었다. 지난해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방출 통보를 받기 훨씬 전부터 예감했다.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는 걸.

2023년 어깨 통증이 있었는데 제대로 치료를 안 받은 게 후회가 된다고 했다. 그땐 1군에서 더 있고 싶어 꾹 참고 던졌다.

무적 신분이 되어 몇 가지 길을 모색했다. KBO리그 팀 이적 얘기가 있었다. 알비렉스 니가타 복귀도 추진했다. 긍정적인 반응이 왔다. 그런데 눈앞에 보였던 기회가 여러 상황이 꼬여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프로 선수 13년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윤대경은 일본독립리그 니가타를 거쳐 한화 선수가 됐다. 2020년 1군에 데뷔해 177경기에 등판했다. 허상욱 기자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윤대경은 선발 투수로 활약한 2022년을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꼽았다. 허상욱 기자
더 던지고 싶었다. 잘할 자신이 있었다. 겨우내 준비도 충실히 했다. 윤대경은 "어깨 부상에서 회복해 미련이 컸다. 최원호 감독님이 여기저기 연락을 돌려 팀을 알아봐 주셨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윤대경은 최원호 전 한화 감독과 함께 한화 '레전드' 송진우 코치를 언급했다. 두 지도자 덕분에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2022년 전반기, 윤대경이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시기였다. LG 트윈스를 상대로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하고 첫 선발승을 올렸다. NC 다이노스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다. 또 두산 베어스를 맞아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윤대경은 2022년을 떠올리며 "선발 투수로 전반기에 좋았는데 후반기에 보직을 내려놨다. 첫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을 때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선발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라고 했다.

한화를 떠난다고 하자 참 많은 이들이 연락을 했다. 하나하나 마음이 뭉클했다. 그는 "다시 한번 그동안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는 걸 확인했다"라고 했다.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윤대경은 최원호 전 한화 감독을 가장 고마웠던 지도자로 꼽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 송정헌 기자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 그는 요즘 경기도 시흥의 한 야구 아카데미에서 학생 선수를 지도한다. "아쉬운 마음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열정으로 바꿔보고 싶다. 이 시점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했다. 기회가 생기면 지도자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야구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프로 13년 경력 베테랑 투수 눈에 많은 게 보인다. 아무리 기초를 단단히 쌓았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 느슨해지고 무뎌진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실제 나오는 동작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바로잡아 주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다.

윤대경은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아이들의 투구 영상을 찍어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방적인 주입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도자의 가르침에 '왜'가 빠져선 안 된다.

프로 커리어 내내 우여곡절이 많았다. 바닥을 치기도 하고 주목받기도 했다. 윤대경은 "선수를 하다 보면 안 될 때가 있고 잘 될 때가 있다. 어린 선수가 멘털적으로, 기술적으로 굉장히 흔들릴 때가 있을 것이다. 내가 겪은 경험을 활용해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줄 자신이 있다"라고 했다.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지도자로 새출발 한화 암흑기 가…
송정헌 기자
윤대경을 한화를 떠났으나 야구를 놓지 않았다. 많은 이글스 팬이 '지도자 윤대경'을 지켜보며 응원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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