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 8회말 한국 유니폼을 입은 일본 투수 이시이가 위기를 끝낸 뒤 기뻐하며 더그아웃 선수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오사카(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3/
[오사카=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팀 승리를 지켜줘서 두 선수, 이시이와 고바야시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기꺼이 한국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투수 이시이 고키와 고바야시 다츠토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한국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2026년 WBC 직전 마지막 실전 점검 기회. 류 감독은 가능한 모든 선수를 기용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국 투수들에게 더 기회를 줘도 모자란 상황. 그런데 일본 독립리그 투수 2명이 1⅓이닝을 던졌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류 감독은 2일 한신 타이거스전에 곽빈 노경은 손주영 고영표 류현진 박영현 김택연 등 투수 7명을 기용했고, 3일은 데인 더닝에게 3이닝을 맡긴 뒤 송승기 고우석 김영규 조병현 유영찬까지 6명을 기용했다.
오사카 연습 경기 기간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투수는 정우주 소형준까지 2명. 두 투수는 대회 초반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연습 경기 등판을 끝으로 실전 점검을 마쳤다.
류 감독은 오릭스전을 치르기 전부터 투수 6명으로 9이닝 경기를 마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급한대로 일본 독립리그 투수 2명을 수혈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을 위해 기꺼이 투구한 고마운 일본 투수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는 해프닝이 있었다. 경기를 운영하는 쪽에서 이시이와 고바야시의 이름을 뒤바꿔 전광판에 소개한 것. 공식 기록지에도 고바야시, 이시이 순서로 등판한 것으로 기록됐다.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 8회말 한국 유니폼을 입은 일본 투수 이시이가 위기를 끝낸 뒤 기뻐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오사카(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3/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 9회말 일본 투수 고바야시가 한국 유니폼을 입고 역투하고 있다. 오사카(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3/
일본 언론 측에서 두 선수의 이름이 뒤바뀐 사실을 먼저 확인했고, KBO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해 한국 언론이 사실을 바로 잡는 해프닝이 있었다.
일본 투수들이 등판하기 전까지 한국 불펜은 고전하고 있었다. 특히 볼넷이 9개로 너무 많았다. 송승기(2개) 고우석(1개) 김영규(1개) 조병현(2개) 유영찬(1개)까지 구원 등판한 모두가 볼넷을 기록했다. ABS에 익숙했던 투수들이 인간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일지 모르겠으나 9개는 분명 많은 수치였다.
기시다 마모루 오릭스 감독은 "볼넷이 9개로 많아서 덕분에 출루할 수 있었지만, 그 다음 타자들을 한국 투수들이 잘 처리한 것 같다. 중요 상황에서 잘 막아내는 좋은 피칭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충분히 점수를 더 뽑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류 감독은 7-5로 쫓긴 8회 2사 후에 이시이를 투입했고, 이시이는 삼진을 기록하며 급한 불을 껐다. 8-5로 달아나고 맞이한 9회에는 고바야시가 공을 이어 받아 1이닝 무4사구 1삼진 무실점을 기록, 세이브를 챙겼다.
류 감독은 "8회와 9회 정도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더닝이 3이닝을 채워줘서 두 선수가 9회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8회부터 올라와야 했고, 팀 승리를 지켜줘 두 선수 이시이와 고바야시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경기는 이겨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 9회말 한국 유니폼을 입은 일본 투수 고바야시가 오릭스 무기타니를 1루 땅볼로 처리한 후 박해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오사카(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