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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슴 졸이고 지켜봐야 했던 일본-호주전이었다.
이날 저녁 도쿄돔에서 열린 C조 조별리그 일본-호주전에서 일본이 가까스로 4대3으로 역전승 하며 한국 본선진출의 경우의 수를 살렸다.
세계랭킹 1위이자 2023년 대회 전승 우승팀 일본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지만 양상은 묘하게 흘렀다. 호주가 6회까지 1-0으로 앞서며 한국팀의 '공포지수'가 치솟았다. 일본이 0-1로 끌려가던 7회말 요시다 마사타카가 우월 투런포를 터트려 2-1로 뒤집었다. 8회말에는 사토 데루아키의 좌월 1타점 적시 2루타, 스즈키 세이야의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4-1로 달아나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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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한국의 시끌벅적 응원단이 만들어낸 소음 수치에 익숙해진 나머지, 조용한 경기 분위기에서 오히려 긴장감을 느낀다는 분석이다.
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회 초반, 대만과 한국을 차례로 상대하며 이른바 '용광로 응원'을 경험했다. 특히 대만과의 개막전에서는 북과 꽹과리를 이용한 응원전으로 수비 시 귀가 먹먹할 정도의 압도적인 함성과 응원가가 쏟아졌고, 이어진 한일전에서도 양국 응원단의 치열한 기싸움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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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8일 열린 호주전은 사뭇 달랐다. 호주 공격 시 관객석은 그야말로 '일시정지' 상태처럼 조용해졌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선발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의 공이 미트에 꽂히는 소리가 관중석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다"며 현장의 이질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야구팬들은 소셜 미디어(X)를 통해 이러한 갑작스러운 정적에 어색함을 토로했다.
한 일본 팬은 "대만과 한국의 응원단에 벌써 길들여졌나 보다. 호주전의 고요함이 오히려 위화감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팬은 "너무 조용하니까 오히려 내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더 떨린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대표팀이 호주를 상대로 고전한 이유 중 하나로 '긴장감의 변화'를 꼽기도 한다. 관중석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선수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던 환경에서, 갑자기 도서관 같은 정적이 흐르자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는 분석.
대만과 한국의 열혈 관중이 만들어낸 독특한 야구 문화가 상대 팀인 일본 팬들에게 일종의 '중독성'을 남긴 셈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