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넌 못 쳐. 포기해."
4일 에스콘필드 홋카이도.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로부터 타격 조언을 요청 받은 니혼햄 파이터스의 신조 쓰요시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앞서 니시카와는 두 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난 상태였다. 오릭스 버펄로스 선발 투수 구리 앨런을 상대로 첫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선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어떻게든 팀 승리에 기여하기 위한 안타를 쳐내기 위해 직접 신조 감독을 찾아간 니시카와였다. 하지만 신조 감독이 내놓은 대답은 "너는 구리의 공을 못 친다.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신조 감독의 시큰둥한 반응이 니시카와에겐 자극제가 된 걸까. 니시카와는 팀이 0-2로 뒤진 5회말 1사 1, 3루에서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의 6대3 역전승에 기여했다.
신조 감독은 경기 후 주니치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편하게 타석에 서라는 뜻이었다. 포기하라고 했는데 홈런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야구가 참 재밌지 않나"라며 껄껄 웃었다. 니시카와는 "상대 투수의 공을 어떻게 치는 지 알고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답을 들었다. 감독님의 속뜻은 그게 아니었을 것"이라며 "이후에도 어떻게 칠 지를 생각하긴 했지만, 체념하진 않았다 더 단순하게 하려 했다"고 홈런 비결을 밝혔다.
현역 시절 괴짜로 유명했던 신조 감독은 2022년 니혼햄 지휘봉을 잡았다. 2006년 은퇴 후 코치 경력 없이 사업과 방송에 전념했던 그를 감독에 선임한 걸 두고 기대보단 우려가 컸던 게 사실. 취임 후 자신을 이름 대신 '빅 보스'로 부르도록 요청하고, 연습경기 라인업을 선수, 팬에게 맡기는 등 기상천외한 행보를 보이는 그를 두고 일본 야구계에서는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낸 바 있다. 니혼햄이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치자 신조 감독도 결국 경질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니혼햄은 이런 신조 감독 체제에서 만나미 쥬세이, 이토 히로미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며 투-타 세대 교체 가능성을 보인 점에 주목하면서 그와 재계약을 했다. 신조 감독은 감독 3년차였던 2024년 니혼햄을 포스트시즌인 클라이맥스 시리즈로 이끈 데 이어, 지난해에도 퍼시픽리그 2위로 가을야구를 펼치면서 비로소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개막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했던 니혼햄은 지바 롯데 마린스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 데 이어, 오릭스전에서 2연승을 거두면서 4승4패, 5할 승률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