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5선발 최종 리허설 부담감이었을까. 최악의 하루였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이 크게 무너지며 5선발 결정을 앞둔 벤치에 딜레마를 안겼다.
이승현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 2⅔이닝 동안 27타자를 상대로 92구를 던지며 홈런 2개 포함, 11안타 8볼넷 0탈삼진 12실점으로 무너졌다.
팀은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5대15로 대패하며 이승현은 시즌 첫 패를 안았다.
지난 2일 두산전 5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 호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승현의 1경기 12실점은 데뷔 후 최다 자책점이다.
이승현은 1회초 구자욱의 적시타로 1-0 리드를 안고 출발했다.
1회말 데일과 김호령에게 땅볼을 유도하며 2사까지 빠르게 순항했다. 하지만 2사 후 볼넷이 화근이었다. 김선빈 김도영에게 연속 볼넷으로 셀프 위기를 자초했다. 카스트로와 나성범 연속 적시타로 순식간에 1-2 역전.
2회는 악몽 그 자체였다.
선두 박재현과 데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 후 볼넷으로 1사 만루. 김도영을 내야 인필드플라이로 위기를 넘는 듯 했다.
하지만 카스트로에게 던진 바깥쪽 낮은 140㎞ 직구가 좌중간 싹쓸이 2루타가 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나성범의 적시타와 박재현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1-8. 배트에만 스치면 내야를 빠져나가며 홀린듯 안타로 이어졌다.
KIA타선은 타자일순 하며 2회에만 6안타 2볼넷을 묶어 대거 6득점으로 달아났다. 단 2회를 마친 시점에 이승현의 투구수는 이미 60구에 달했다.
너무 일찍 불펜을 가동할 수 없었던 삼성 벤치는 3회에도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악몽은 계속 이어졌다. 1사 후 김선빈 안타에 이어 김도영이 체인지업을 받아쳐 비거리 125m짜리 좌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카스트로 볼넷에 이어 나성범이 징검다리 투런홈런을 날리며 1-12. 이승현은 볼넷 2개를 더 허용하며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했다. 2사 1,2루에 마운드를 장찬희에게 넘겼다.
만약 장찬희가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했다면 한 경기 선발 투수 역대 최다 실점 불명예 기록 보유자인 삼성 패트릭의 14실점과 어깨를 나란히 할 뻔 했다.
이승현은 양창섭과 함께 5선발을 놓고 최종 리허설에 나선 상황. 그 중요한 경기에서 최악의 피칭으로 무너졌다. 삼성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에이스 원태인이 12일 대구 NC전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KIA와의 3연전에 앞서 나란히 선발 등판하는 양창섭 이승현에 대해 "오늘 내일이 시험대다. 두 투수가 전 게임에서 워낙 좋은 내용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좋은 내용을 이어간다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희망회로를 돌렸다.
그러면서도 "창섭이는 불펜을 했던 경험이 있는 투수고, 이승현은 불펜에서 위험요소가 있다. 그날 그날 컨디션 편차가 큰 편"이라며 단점 때문에 이승현의 5선발 낙점을 암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기복이 커도 너무 컸다. 선발이 아니라 1군에 남아 있을 수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의 구위였다. 안타도 많이 맞았지만 무려 8개의 볼넷을 남발하며 사령탑이 기대했던 공격적인 피칭도 보여주지 못한 채 최악의 결과를 내고 말았다.
양창섭은 7일 KIA전에 선발 등판, 5이닝 5안타 3볼넷 6탈삼진 3실점 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전 게임에 비해 공의 업다운 등 제구가 불안한 측면이 있었다. 포수가 원하는 쪽에 던지지 못했다"며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태인 복귀와 함께 행복한 5선발 구상을 하던 삼성 벤치. 유력 5선발 후보였던 이승현의 참담한 붕괴 속에 삼성 벤치의 고민이 다시 가중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