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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KBO리그에 내린 '허슬 경계령'→아찔한 투혼이 팀 벼랑 끝 내몬다

입력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7/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7/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야구에서 '허슬(Hustle)'은 팬들을 열광시키고 침체된 더그아웃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최고의 기폭제다. 하지만 때로는 그 과한 의욕이 팀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한다. 최근 KBO리그에 몰아친 '부상주의보'가 그렇다. 1루에서 다리를 너무 찢은 외국인 타자와, 뜬공을 잡으려 몸을 날린 신인 투수의 모습은 투혼과 무모함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보여줬다.

1루수 전환 2경기 만의 비극... 카스트로의 '치명적 다리 찢기'

"그렇게 다리를 찢을 공도 아니었는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탄식에는 깊은 안타까움이 묻어 있었다. 팀 타선의 핵심이자 내야의 새로운 대안이었던 해럴드 카스트로가 어이없는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 2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터졌다. 3회초 김도영의 러닝스로를 잡기 위해 1루수 카스트로는 의욕적으로 다리를 확 찢으며 포구에 성공했다. 아웃카운트는 늘렸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햄스트링 부분 손상'. 전문 1루수가 아니었던 카스트로의 미숙한 수비 동작이 부른 참사였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4회초 무사 카스트로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19/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4회초 무사 카스트로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19/

결국 KIA는 100만 달러 타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단기 대체 외국인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도 타점 생산(16개)만큼은 팀 내 최상위권이었던 카스트로의 이탈은 이제 막 반등을 시작한 KIA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5의 내야수'라지만…루키 장찬희의 위험천만한 다이빙

삼성 라이온즈의 '특급 새내기' 장찬희 역시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생애 첫 선발 등판이라는 중책을 맡은 그는 3회말 송지후의 파울 플라이 타구에 몸을 날렸다. 포수가 타구 방향을 놓치자 투수인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 뛰어든 것이다.

결과는 실패였다. 공은 글러브를 맞고 튀어 나갔고, 장찬희는 딱딱한 고척돔 그라운드에 온몸을 부딪쳤다. 다행히 외상은 없었지만, 전력질주와 슬라이딩 여파로 투구 밸런스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던 장찬희는 곧바로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26일 고척 키움전 3회 송지후의 파울타구에 몸을 던지는 장찬희. 출처=KBSN 중계화면
26일 고척 키움전 3회 송지후의 파울타구에 몸을 던지는 장찬희. 출처=KBSN 중계화면

중계진조차 "투혼은 높이 사지만 투수는 보호대상이다. 제발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가 1루 커버 중 다리를 찢다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던 사례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결국 삼성은 0대2로 패하며 7연패의 수렁에 빠졌고, 막내의 투혼은 패전의 멍에로 돌아왔다.

투혼과 무모함 사이'…자기 보호'도 실력이다

물론 승부처에서 몸을 사리는 플레이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시즌은 144경기의 대장정이다. 특히 부상 위험이 큰 수비 동작에서 '안 해도 될' 무리한 동작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것은 팀에 더 큰 민폐가 된다.

승리를 향한 열망은 좋지만, 그 열망이 부상이라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부상 주의보'가 내려진 그라운드, 이제는 허슬 이전에 영리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26일 고척 키움전 3회 송지후의 파울타구에 몸을 던진 뒤 쓰러진 장찬희. 출처=KBSN 중계화면
26일 고척 키움전 3회 송지후의 파울타구에 몸을 던진 뒤 쓰러진 장찬희. 출처=KBSN 중계화면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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