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간에 에이스를 얻은 기분일 것 같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좌완 투수 오가사와라 신노스케(29)가 일본 복귀전에서 빛나는 역투를 펼쳤다.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87개 투구로 사구 1개를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았다. 선발 투수가 호투한 요미우리는 6대1로 이겼고, 오가사와라는 승리투수가 됐다.
1회초 첫 타자 오카바야시 유키를 1루수 땅볼로 잡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스위퍼를 던져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오카바야시부터 4회초 2사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5회초 사구와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후속타자를 내야 뜬공으로 잡고, 병살타를 유도해 무실점으로 넘겼다. 6회초 2사 1루에서 3번 후쿠나가 히로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 복귀전을 마쳤다.
타선이 오가사와라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1-0으로 앞선 7회말 2루타 3개를 터트리며 2점을 추가했다. 요미우리도, 오가사와라도 바랐던 최고 경기였다.
경기 후 히어로 인터뷰에 나선 오가사와라는 "승리를 거뒀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일단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마운드에서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오가사와라는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 출신이다. 프로 첫 승을 도쿄돔에서 요미우리를 상대로 올렸다. 도쿄돔과 인연이 하나 더 생겼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주니치다. 오가사와라는 2016년 주니치에 1지명으로 입단해 2024년까지 9시즌을 던졌다. 주니치에서 46승(65패)을 올리고
2025년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2년-350만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벽을 넘지 못하고 1년 반 만에 돌아왔다. 옛 소속팀 주니치가 아닌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오가사와라는 입단 기자화견에서 "(여러 구단이 있었지만)요미우리가 가장 적극적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19일 경기가 끝난 뒤 도쿄돔을 찾은 친정팀 주니치 팬들에게 인사했다.
매년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들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다. 일본야구의 수준이 높아져 메이저리그에서 곧바로 적응해 활약하는 사례가 늘었다. 올해는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요미우리 4번 타자 출신 오카모토 가즈마(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소속팀 간판타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좁혀졌다고 수준차가 커 보인다. 오가사와라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 7월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주로 구원투수로 23경기(선발 2경기)에 나가 1승1패-평균자책점 6.98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올해는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시작했다. 트리플A에 올랐다가 자리를 못 잡고 더블A로 다시 내려왔다. 메이저리그 승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일본 복귀를 결정했다.
요미우리행이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가 됐겠지만, 미일의 수준차를 확인한 셈이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일본에 복귀해 첫 경기부터 무실점 피칭을 했으니 말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