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7→8-7→11-8' 이것이 바로 '클래식 시리즈'다...36번째 만원관중 앞 치열했던 우중혈투의 재구성[대구리뷰]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2루 전민재의 안타 때 득점한 한동희가 김동현의 환영을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2루 전민재의 안타 때 득점한 한동희가 김동현의 환영을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빗속의 혈투 끝에 9회 집중력으로 3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8회 5실점 하며 7-8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초 대타 노진혁의 동점타와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터진 전민재의 싹쓸이 2루타로 11대8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비가 내린 가운데서도 라이온즈파크 36번째 만원관중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4시간여 클래식 시리즈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개와 늑대의 시간'에 갇힌 라팍… 평범한 뜬공 시야에서 놓친 김현준의 좌절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전날 단 하나의 득점권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0-5로 완패했던 롯데가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선두 전민재과 고승민의 볼넷으로 2사 1, 3루 첫 스코어링 포지션이 완성됐다. 타석에는 롯데에서 가장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레이예스가 들어섰다. 위기를 직감한 삼성 배터리가 마운드에 모여 긴급 대책회의를 가질 만큼 긴장감이 흐르던 순간.

삼성 선발 원태인은 레이예스를 상대로 147km짜리 강력한 몸쪽 직구를 초구에 던져 중견수 방면의 평범한 뜬공을 유도해 냈다. 이닝이 그대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오후 6시 42분, 라팍 하늘은 비를 흩뿌린 뒤 구름이 가득 차오른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낮도 밤도 아닌, 공과 하늘색이 전혀 구분되지 않는 이른바 '개와 늑대의 시간'이었다.

타구를 쫓던 중견수 김현준이 갑자기 양팔을 벌렸다. 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신호. 결국 낙구 지점을 놓친 공은 김현준의 앞쪽에 뚝 떨어졌고, 그 사이 3루 주자와 1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롯데가 행운의 선취점을 얻으며 2-0으로 앞서나갔다. 기록은 2타점 중전 2루타였지만 김현준은 머리를 감싸 쥐며 극심한 괴로움에 빠졌다. 홈 백업을 갔던 선발 원태인 역시 하늘을 슬몃 올려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진 한동희의 추가 적시타까지 터지며 스코어는 3-0까지 벌어졌다. 공수 교대 후 김현준은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선배 원태인을 따라가 고개를 숙였고, 원태인은 후배의 실수를 웃음으로 다독이며 넘겼다.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1회말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 삼성 구자욱.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18/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1회말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 삼성 구자욱.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18/

위기의 후배 구한 캡틴의 한방… 구자욱,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3-3 균형

후반기 첫 선발이자, 군 복귀 후 세번째 선발 출전했던 김현준. 자책감에 어쩔 줄 몰라하며 타석을 준비했다. 곤경에 빠진 후배를 위해 '캡틴' 구자욱이 나섰다.

삼성은 3회말 반격에서 곧바로 기회를 잡았다. 선두 심재훈의 안타와 앞선 수비에서 실수를 범했던 김현준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 나가며 2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선 캡틴 구자욱은 롯데 선발 김진욱의 148㎞ 초구 가운데 직구를 거침없이 밀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0m 의 동점 3점 홈런.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짜릿한 동점 스리런포였다.

전날 1회 결승 투런포에 이은 이틀연속 홈런포이자 시즌 10호 홈런. 이 홈런으로 구자욱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이어갔다.

라팍에 내리던 비는 롯데편?

3-3으로 팽팽하던 5회초.

선두 타자 손성빈이 원태인의 초구 카운트를 잡으러 오는 초구 체인지업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균형을 깨고 4-3을 만드는 시즌 3호 솔로홈런.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 흐름은 롯데 분위기로 흘렀다. 2사 1루에서 한동희가 원태인의 슬라이더를 밀어 우익선상에 떨어뜨렸다. 우익수 김성윤이 슬라이딩 캐치로 타구를 막으려 했지만 비에 젖어 빨라진 타구가 김성윤의 계산을 앞질렀다. 타구가 펜스까지 흐르는 사이 1루주자가 홈을 밟아 6-4. 나승엽의 우전 적시타가 이어지며 7-4까지 달아났다.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4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롯데 선발 김진욱.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3/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4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롯데 선발 김진욱.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7.03/

6회 김진욱의 햄스트링 경련 강판의 불길함

7-3으로 앞선 6회말 롯데 마운드에 변수가 생겼다.

선발 5이닝 동안 79구를 던지며 3안타 4사구 4개 5탈삼진 3실점으로 순항하던 선발 김진욱이 선두 디아즈에게 초구를 던진 뒤 불편함을 느낀 듯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김상진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고, 김진욱은 연습피칭을 한 뒤 다시 왼쪽 허벅지를 잡으며 '힘들다'는 사인을 보냈다. 결국 롯데 벤치는 김진욱을 이이무라로 교체해야 했다.

이날 김진욱은 최고 150㎞의 강속구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던 중이었다. 3-0으로 앞선 3회 구자욱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내준 것을 빼면 강한 구위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2회와 5회는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시즌 6승째를 앞두고 찾아온 심상치 않은 불청객 햄스트링 통증.

올시즌 제구 안정을 찾은 김진욱은 이날 경기 전까지 16경기에서 5승4패 2.95의 평균자책점으로 롯데 선발진의 한축을 든든하게 책임지던 중이었다. 이날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3.07로 살짝 높아졌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고승민이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4/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고승민이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4/

벤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보내기 번트 실패 후 찾아온 위기

6회말 대타 작전 속 2사 1,3루 찬스를 무산시킨 삼성은 7회초 추격조 좌완 이승현을 올렸다.

롯데는 선두 나승엽이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김세민을 투입하고 김동혁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연패 탈출을 위해서는 4점 차 조차 안심할 수 없다는 벤치의 판단.

하지만 김동혁은 잇단 번트 파울 끝에 투수 땅볼로 진루를 시키지 못했다. 한태양의 병살타로 이닝 종료.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침묵하던 최형우 디아즈의 컴팩트 적시타, '대타' 강민호의 동점 적시타

4점을 뒤지던 삼성은 7회말 빅찬스를 잡았다.

선두 김현준의 사구와 구자욱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

이날 안타가 없던 최형우와 디아즈가 해결사로 나섰다. 최형우가 간결한 스윙으로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우익수 송구가 뒤로 빠지는 사이 1,2루 주자가 진루해 1사 1,2루.

롯데 벤치가 이이무라를 최준용으로 바꾸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디아즈는 1B2S에서 짧은 스윙으로 3연속 파울을 만든 뒤 149㎞ 빠른 공을 밀어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5-7 두점 차 추격.

당황한 최준용이 전병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류지혁의 투수 땅볼이 홈에서 포스아웃 되며 2사 만루.

삼성 벤치가 장승현 타석에 대타 강민호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민호는 2B1S에서 147㎞ 직구를 중견수 앞에 떨어뜨렸다. 7-7을 만드는 동점 2타점 적시타. 1루에 도착한 강민호는 양팔을 모아 환호하며 격하게 환호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사 후도 포기 없는 삼성, '해결사' 변신 디아즈의 컴팩트 결승타

7-7 동점 후 필승조 김태훈을 투입해 8회초를 삼자범퇴로 넘긴 삼성.

약속의 8회 엘도라도가 울려퍼졌다. 기적같은 역전은 2사 후 찾아왔다. 구자욱이 차분하게 볼넷으로 출루했다. 불길함을 느낀 롯데가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했다.

하지만 최형우가 좌전안타로 2사 1,2루.

타석에 선 디아즈는 초구부터 노림수를 가지고 133㎞ 포크볼을 당겨 우중간에 떨궜다. 2루주자 구자욱이 전력질주로 홈을 밟아 8-7 케네디 스코어를 만들었다.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2, 3루 김동현이 스리런포를 친 후 윤동희, 전민재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2, 3루 김동현이 스리런포를 친 후 윤동희, 전민재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연패 탈출 위한 롯데의 투지, 구원 1위 김재윤에게 안긴 블론세이브

9회초 삼성은 김재윤을 투입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꿈꿨다.

하지만 3연패 탈출을 향한 롯데 선수들의 투지는 강했다. 선두 고승민이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1사 1,2루에서 대타 노진혁이 김재윤의 포크볼을 깨끗한 중전 동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삼성이 이승민으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볼넷으로 1사 만루. 한태양의 3루 땅볼 때 홈에 포스아웃. 1루는 비디오판독 끝에 세이프가 유지되며 2사 만루가 이어졌다. 전민재가 1B2S에서 이승민의 146㎞ 직구를 밀었고, 우중간으로 향한 타구를 점프 캐치를 시도한 우익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며 싹쓸이 2루타가 됐다. 11-8. 경기는 그걸로 끝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