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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일본행' KIA의 결단, 왜 좌완 에이스는 결의에 찼나…"분명 나도 뭔가 보여줘야 하는 시점"[인터뷰]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1회말 5실점 후 이닝을 끝낸 이의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1회말 5실점 후 이닝을 끝낸 이의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인천=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분명 나도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었다.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드디어 웃는다.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성공적으로 일본 유학을 마치고 반등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속단은 경계하고 있지만, 분명 고전했던 시즌 초반과 비교해 마운드에서 달라졌다. 무슨 차이가 생긴 걸까.

이의리는 전반기 10경기에서 1승6패, 35⅓이닝, 평균자책점 9.42에 그쳤다. 문제는 늘 그렇듯 제구였다. 9이닝당 볼넷이 8.41개에 이르렀다. 이닝당 투구수도 21.1개로 많았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아쉬운 시간만 흘렀다.

심재학 KIA 단장은 지난 6월 퓨처스팀에 머물던 이의리에게 일본행을 제안했고,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던 이의리는 받아들였다.

이의리는 "구단에서, 또 단장님께서 그만큼 나를 많이 생각해 주셔서 일본행을 제안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분명히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었고, 그래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일본 NEXT BASE ATHLETES LAB(넥스트 베이스 애슬리츠 랩)에서는 문제를 진단하고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의리는 "바이오메카닉 자체가 힘의 흐름이나 사용하는 분포도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런 것들을 체크하는 데 도움이 됐다. 고민이 다 해소됐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일본에서도 이야기한 게 이제 좋아졌으니까. 뭔가를 더 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좋아진 느낌을 기억하면서 그 부분을 살려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래의 나라면 뭔가 더 하려고 했을 텐데, 만족하고 조금 비우려고 하니까 오히려 잘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복귀한 이의리는 불펜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여줬다. 3경기에서 1승, 3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볼넷이 없는 게 이전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다. 1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사구 하나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는 아쉬운 투구 내용이 없었다.

이의리는 "아직 시작에 불과해서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래도 첫 단추는 잘 끼운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 전에는 공에 힘이 별로 실리지 않는 느낌이기도 했고, 구속과 별개로 뭔가 내 스스로 힘쓰는 느낌이 많이 없었다. 지금은 불펜이기도 하고, 혼자 쉬다가 와서 구속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스스로 힘을 잘 사용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그 부분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로 쓸 때는 본인이 체력도 아껴가면서 던져야 하고, 타자도 골라서 승부할 수 있으니까. 너무 강하면 깊게 던지려다가 볼이 되곤 했다. 지금 불펜에서는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되니까 조절하는 것 없이 그냥 던지다 보니까 심리적으로도 머릿속이 깔끔한 상태로 들어간다고 하더라. 선발할 때는 긴 시간을 생각해야 하고, 캐치볼했을 때 왼쪽으로 빠지면 그것도 신경 쓰고 그런다고 투수코치들이 이야기하더라. 지금은 몸 풀고 바로 올라가니까 그런 점에서 머릿속이 깔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IA의 경기. 8회 마운드에 오른 KIA 이의리.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IA의 경기. 8회 마운드에 오른 KIA 이의리.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IA의 경기.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6/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KIA의 경기.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6/

이의리는 "공에 힘이 실리는 느낌이 드니까 스스로한테 빠져 있기보다는 상황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1년 KIA 1차지명인 이의리는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로 뛰었다. 불펜은 낯설지만, 나쁘지 않다.

이의리는 "선발과 다른 점이라면 갑작스럽게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가 공격할 때 주자 한 명 나간 상황, 그리고 우리가 수비할 때 주자 한 명 나간 상황 그런 게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가장 어렵기도 하고 반대로 재미있기도 한 부분인 것 같다. 연투가 크게 힘들진 않다. 멀티이닝일 때는 선발 때 하듯이 다음 이닝으로 올라갈 때 집중력을 길게 유지해야 해서 그 점이 조금 어려웠다. 그래도 마음 자체는 편했다"고 되돌아봤다.

이 감독은 이의리를 일단 불펜에서 준비시키면서 언제든 선발에 구멍이 생기면 투입할 계획이다.

이의리는 "일단 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지는 경기에도 투수를 아끼기 위해서 나를 길게 써주셔도 좋고, 이기는 상황에서 또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갈 것이다. 그렇게 준비하다가 기회가 되면 멀티이닝 가고, 3이닝 가고 그러면 선발로 다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선발진이 지금 잘하고 있어서 지금은 내가 할 일에 집중하면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 6년차에 가장 큰 시련이 찾아왔지만, 늘 그렇듯 묵묵히 헤쳐나가고자 한다.

이의리는 "매년 똑같다. 어떤 코스에 던져야 더 효과적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지, 어떤 구종을 던져야 할지, 어떤 카운트에서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들어갔는데 제구가 안 되다 보니까 잘 안 됐다. 이번에 (1군 복귀 전에) 퓨처스리그 경기 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고, 복잡한 생각을 안 했다. 제구가 안 돼서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못 찾기보다는 타자를 상대할 방법을 먼저 찾으니까. 그런 일차원적인 생각도 없어지고 훨씬 편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의리의 반등을 옆에서 도왔던 이동걸 KIA 투수코치를 위해서라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의리는 "코치님께서는 정말 죄송할 정도로 항상 좋은 말만 많이 해 주신다. 코치님께서는 계속 마무리투수 하라고 하시는데(웃음), 나는 마무리는 적임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은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잘하다 보면 또 어느 자리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5.29/

인천=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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