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파주 프런티어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18라운드. 0대0 무승부로 경기가 끝이 나자, 수원 서포터스는 야유를 퍼부었다. "정신차려 수원"을 외쳤다. 이정효 수원 감독은 그 앞에서 박수를 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이 감독은 당당했다. 그는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준비한 대로 잘했다. 축구는 골이고, 수원 팬들은 승리를 원한다. 감독으로 많이 힘든 시즌"이라며 "결과에 기분이 나쁜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을 보고 박수 쳐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오늘처럼 나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진 말은 더 셌다. 이 감독은 "정말 수준 있게 경기를 보신 분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골을 만들려고 하는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수원이라는 감독 자리가 부담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왔다. 욕먹을 자신이 있다. 계속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인터뷰가 공개된 후 수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팬들을 저격한 것'이라며 실망했다는 팬들이 다수인 가운데, '이 감독을 지켜보고 지지하겠다'는 목소리도 컸다. 절대적이었던 이 감독에 대한 팬들의 지지가 부임 초보다는 꺾였다는 것은 분명했다.
확실히 수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개막 전 '절대 1강'으로 평가받았지만, 승점 33점으로 2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에서 내려온 지 제법 됐고, 오히려 3위 대구FC(승점 32)의 추격을 받고 있다.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한 2위도 불안하다. 최근 들어 부진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코리아컵 포함, 최근 3경기서 1무2패다. 파주전까지 비기며, 팬들의 불안은 더 커졌고, 그게 야유로 표출됐다. 수원은 벌써 세 시즌째 2부리그에 머물러 있다.
최근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상이다. 수원은 베스트 11을 꾸리기 어려울 정도로 부상자가 많다. 이 감독도 "감독이 되고 나서 이렇게 부상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하지만 팬들이 지적하는 포인트는 다르다. 오히려 전술이다. 수원은 상대 '텐백'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감독은 광주 시절부터 활용했던, 상대 수비를 끌어들인 후 전환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정효볼'을 내세우고 있지만, 득점이 터지지 않고 있다. 수원은 올 시즌 22골밖에 넣지 못했다. 팬들은 '과연 '정효볼'로 승격이 가능할까'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 감독의 인터뷰는 이 의구심에 대한 불만에 가깝다.
이 감독의 선택은 마이웨이다. 그는 "팬들의 야유는 당연하다. 많이 조급해하실 것 같다. 여기서 내가 흔들린다면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더 힘들어질 거다. 힘들지만 나부터 중심을 잡고, 누가 이기는지 밀고 나가겠다"고 했다. 이 감독의 외침이 고집이 될지, 신념이 될지는 결국 골이 말해준다. '정답은 있다'라고 외치는 이 감독이 이번에도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수원이 그토록 염원하는 승격은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