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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라, 제발 떨어져라…" 간절함이 빚어낸 짜릿한 전율, "내게도 이런 운이..." 팀 구한 트레이드 복덩이의 결정적 한방

9회 싹쓸이 재역전 2루타로 롯데의 3연패를 끊은 뒤 인텀뷰 하는 전민재.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9회 싹쓸이 재역전 2루타로 롯데의 3연패를 끊은 뒤 인텀뷰 하는 전민재.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7-3으로 앞서가던 경기가 7, 8회에만 5실점 하며 7-8로 뒤집혔을 때, 궂은 날씨 속 대구 라이온즈파크 원정응원석을 가득 채운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이대로 패하면 4연패. 후반기 전패가 확정된 채 한주가 마감될 위기였다.

4연패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던 9회초, 롯데 덕아웃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투지와 간절함으로 마침내 기적 같은 재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트레이드 복덩이' 전민재가 있었다.

롯데는 1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9회초에만 4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11대8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노진혁이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4/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노진혁이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4/

고승민의 포문, 노진혁의 동점타… 그리고 2사 만루

9회초 1점 차 리드를 잡은 삼성이 구원 1위 마무리 김재윤을 투입할 때만 해도 삼성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의 반격은 매서웠다. 선두 타자 고승민이 김재윤의 포크볼을 공략해 중월 2루타로 물꼬를 텄다. 9회 시작 전 "승민이가 살아 나가면 경기는 모른다"던 선수들의 믿음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1사 1, 2루 기회에서 대타 카드로 나선 노진혁이 김재윤의 포크볼을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연결하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다시 원점.

삼성이 급히 이승민으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볼넷이 나오며 1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후속 한태양의 3루 땅볼 때 홈에서 주자가 아웃됐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1루에서 세이프가 유지되며 2사 만루의 긴장감이 이어졌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6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날린 롯데 전민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7/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6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날린 롯데 전민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7/

"제발 떨어져라" 우익수 글러브 맞고 떨어진 '싹쓸이 한방'

다음 타석에 들어선 선수느 전민재였다. 볼카운트 1B2S의 절대 불리한 상황. 전민재는 이승민의 146km 직구를 노림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타구는 우중간을 정확히 반으로 가르며 뻗어 나갔고, 삼성 우익수 김성윤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렀다. 11-8을 만드는 싹쓸이 적시 2루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민재는 당시의 간절했던 심경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잡힌 줄 알았다. 공이 글러브 속으로 사라지길래 잡힌 줄 알았는데, 저 멀리 떨어져서 굴러가는 게 보이더라. '제발 떨어져라, 떨어져라' 하면서 뛰었는데, 나한테도 이런 운이 따라주는구나 싶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근 직구 타이밍이 늦어 고민이었다던 전민재는 "이번에도 타이밍이 살짝 늦었다. 운이 좋았던 안타였지만 그래도 정말 기분은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민재는 이날 4타수2안타 3타점 1득점과 안정된 수비로 공수에서 맹활약 하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2루 전민재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2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2루 전민재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김태형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과 '컨택' 집중이 만든 결과

최근 타격 밸런스가 살짝 흔들리며 고민하던 전민재를 깨운 건 김태형 감독의 한마디 조언이었다.

전민재는 "어제 연습 때 감독님께서 부르셔서 상체가 앞으로 쏠린다는 지적을 해주셨다. 뒤에 중심을 잡아놓고 치라는 말씀도 들었고, 조언에 따라 스탠스도 좁혔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지난 5월 3경기 연속 홈런 등 '홈런치는 유격수'로 승승장구하던 전민재. 그는 "지금은 타격 사이클이 내려갈까 봐 홈런보다는 컨택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올시즌 두 자릿수 홈런은 꼭 치고 싶다"는 데뷔 첫 10홈런에 대한 희망도 숨기지 않았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미소 짓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08/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미소 짓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08/

롯데 김태형 감독 역시 경기 후 "습한 날씨에 비까지 내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모든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해줬다"며 "선발 김진욱이 초반 흐름을 잘 만들어줬고, 대타 노진혁과 결정적인 활약을 해준 전민재가 승리에 큰 힘이 됐다. 궂은 날씨에도 원정길을 찾아와 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더위와 궂은 날씨 속에서도 공수에서 머리를 비우고 기본에 충실하려 노력했던 전민재. 그 간절함 속 부단한 노력이 짜릿한 결과를 안겼다. 롯데는 값진 승리와 함께 연패를 끊고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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